고흐 눈으로 담은 그의 일생 … 카메라 떨림은 불안하고 위태롭다
▲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 스틸컷. /사진제공=영화공간주안


"정신을 차려보니 손에 내 한 쪽 귀가 들려있었죠."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스스로 왼쪽 귀를 자른 일화는 그의 평소 광기 어린 정신상태를 요약해준다.

영화공간주안에서 상영 중인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참으로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웠던 화가 고흐의 인생을 담았다.

자신의 귀를 해친 이유를 두고 여러 가지 속설이 있지만 영화에서는 유일한 친구였던 폴 고갱이 그를 떠나려 하자 선물로 주기 위해 그랬다고 설명한다.

영화 속 고흐는 지독한 가난 속에서 그림에 대한 생명과도 같은 열정 하나만으로 생을 버틴다.

특히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그의 작품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과정에 더욱 집중하고 그림의 배경이 된 실제 공간을 보여줌으로써 천재 화가로써의 빈센트 반 고흐를 스크린 위에 재현했다.

이를 위해 프랑스 파리, 아를, 생 레미 요양원, 오베르 쉬르 우아즈 등 그가 머물렀던 실제 장소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고흐는 "내가 보는 걸 다른 사람도 보면 좋겠어" 라며 풍경과, 사물을 그만의 색채와 감각으로 그려내지만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이해하지 못한다. 고갱 마저도 "너의 그림은 지저분해. 덧칠이 너무 많아"라고 외면한다.

이 모순 가운데 괴로워하던 고흐의 정신착란적 심리상태는 과도하게 흔들리는 카메라 촬영 기법으로 관객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또 화면 아래 부분을 뿌옇고 뒤틀리도록 처리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고흐의 그것처럼 불안하고 위태롭게 느껴진다. 이런 영화적 장치들은 마치 내가 1800년대 프랑스에서 고흐가 된 듯한 체험을 통해 그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1월8일까지 영화공간주안에서 볼 수 있다. 관람료 주중 6000원, 주말·공휴일 8000원.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