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살림을 꾸리며 자신의 취미생활에 몰두하기란 결혼한 여성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과 몇가지 일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부지런함이 바탕에 있지 않고는 양쪽을 병행해 제대로 해내기가 어렵다는 것을 기혼여성들은 잘 안다. 그런 점에서 인천여성문화회관 동양화동우회 회원들의 활동은 박수를 받을만 하다.

인천여성문화회관 동양화 동우회 "눈길"

각종대회 수상…작가로 실력 인정 받아

70대서 30대까지 20명 4년간 그림 열정

 이들은 지난 95년 개설된 인천여성문화회관 동양화반 기초ㆍ중급 과정을 모두 마치고 계속 동양화를 공부하고 있는 연구생들이다.

 70대 고령에서 30~40대까지 약 20명이 4년 가까이 묵향 맡으며 동양화를 그려오고 있다. 매주 목요일 모이는 회원들은 1주일간 그린 동양화를 지도강사인 이정 장주봉선생과 함께 보며 부족한 점을 배워나간다.

 모두가 비전공자들이지만 먹과 채색의 매력에 빠져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산수화, 사군자, 채색화 등을 그려온다. 점 하나, 색 한가지 더 첨가하고 빼는데 따라 전체 느낌이 달라지는 오묘한 이치를 배울 때면 모두들 탄성을 지르며 기뻐한다.

 그러나 이들이 박수를 받을만한 것은 단지 취미생활에 그치지 않고 작가의 길로 들어서는 관문을 하나하나 통과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발표된 제21회 한국문화미술대전에서 한국화부문에 지정순씨 등 8명이, 묵화부문에 권순금씨 등 4명이 각각 동상과 특ㆍ입선을 했다. 그에 앞서 올들어서만 제4회 대한민국 국민미술대전, 제34회 인천시미술대전, 제22, 23회 전국서화예술대전, 제32회 국제문화미술대전, 제10회 인천시서예대전에서 다수가 특ㆍ입선, 대회수상경력이 없는 회원이 없을 정도로 기량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 96년과 97년 인천시 미술대전 등 공모전에 나가 입선을 한 회원이 1~2명이었던데 비하면 놀라운 도약이다.

 회장 박난규씨는 『공모전 수상은 회원들이 성취욕을 높이고 더 정진할 수 있는 힘을 준다』며 『아이양육과 살림도 야무지게 하며 시간을 쪼개 작품을 완성해가는데서 더 뿌듯함을 갖는다』고 말했다. 매년 2월 여성문화회관 개관 기념전에 참가해온 회원들은 내년에는 별도로 작품전을 열 계획이다. ☎526-7892

〈손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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