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한 인천생명의전화 교육팀장
마술 접목 청소년 자살예방·생명존중 가르쳐

"생명존중 강의를 따분해 하는 아이들을 위해 마술을 배우게 됐습니다."

인천생명의전화에서 교육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요한(52·사진)씨는 인천 지역 중·고등학생들 대상으로 자살예방, 생명존중 등을 교육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생명관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그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6년 전부터다. 예상치 못하게 지인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면서 그에게도 적잖은 충격을 안겨줬다.

"지인이 스스로 삶을 포기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충격으로 상담을 받으면서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이후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강의를 시작했어요."

아이를 좋아하는 이씨는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자살예방과 생명존중에 대한 교육을 따분해했다. 그는 교육에 대한 이해와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강의를 연구했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마술이었다.

"아이들이 제 수업을 재밌게 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마술을 접목시켰어요. 강의 내용에 이야기를 더하고 여기에 마술을 더하니깐 아이들의 집중도는 높아졌습니다."

이씨는 소외 지역 청소년들에게까지 관심을 넓혔다. 섬 지역 아이들에게도 생명존중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5년 전부터 덕적·자월·영흥면을 들어가 강의를 했다.

"섬을 들어가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강사들은 가려고 하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섬 지역 아이들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준비한 생명존중 강의를 듣곤 하죠. 섬 지역 아이들에게도 전문가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기회가 되면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가 수업을 다니면서 아쉬운 점은 소중한 생명을 존중하고, 지키는 방법을 가르치기엔 강의 시간이 너무나도 짧다는 것이다. 생명존중 교육 대부분이 학교 전교생을 강당 안에 모아두고 1시간 혹은 2시간을 강의를 하는 게 보편적이다.

"수백 명의 아이들을 모아두고 강의를 하다 보니 실질적인 교육 효과가 떨어져요. 교육이 되려면 한 학급의 아이들에게 2시간가량 수업을 해야 하는데 학교들 여건상 힘든 게 현실입니다. 교육청 혹은 인천시가 지원해서 각 학급별로 생명존중 교육을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