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일어난 빙판길 연쇄 추돌사고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인천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터널과 다리 등 빙판길 사고가 날 수 있는 구간에 대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7년~2019년 11월 말) 인천에서 133건의 빙판길 교통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215명이 부상을 입었다. 올해 사고 건수는 10건으로 본격적으로 도로가 얼어붙는 12월 사고가 집계되지 않아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최원호 인천경찰청 교통조사계장은 "철이나 돌로 이뤄진 다리와 그늘진 도로에선 열이 발생되지 않기 때문에 비가 내리면 그대로 얼어 버릴 수 있다. 운전자들이 터널이나 다리에서 운전할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빙판길 교통사고는 '치사율이 일반 도로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15~2017년 노면 상태별 교통사고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마른 노면에선 사고 100건당 '1.87명'의 사망자가 나온 반면 결빙 구간에선 무려 '3.6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블랙 아이스'를 지난 14일 7명이 숨지는 등 40여명의 사상자를 낸 상주~영천고속도로 빙판길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갑작스럽게 내려갈 경우 도로 위에 녹았던 눈이 다시 얼어붙는 현상을 말한다. 투명하고 얇은 얼음막이 형성되면서 눈에 잘 보이지 않아 '도로 위 암살자'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2015년 2월11일 국내 최다 추돌사고로 기록되며 74명의 사상자를 낸 인천 영종대교 106종 추돌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도 블랙 아이스가 꼽혔었다.

이상희 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운전자들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거나 비가 내렸을 때 블랙 아이스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빙판길 제동 거리는 마른 도로보다 4~5배 늘어날 수 있어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감속 운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