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한 배를 탄 운명

 

▲ 舟(주) 돛이 없는 작은 거룻배를 본떠 만든 글자다. /그림=소헌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이때가 되면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올해도 교수신문은 한국 사회를 표현하는 4자성어를 발표했다. 共命之鳥(공명지조) 이 말은 불경에서 인용하였는데, '머리가 둘 달린 새'라는 뜻이다. 극락에 살며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한다. 줄여서 共命鳥 또는 同命鳥(동명조)라고 한다. 또한 두 생명이 함께 붙어있다 하여 相生鳥(상생조)나 共生鳥(공생조)라고도 한다.

공명조의 머리 하나는 낮에 일어나고 다른 하나는 밤에 일어난다. 어느 날 한 머리가 몸에 좋은 열매를 먹는 것을 알고는 다른 머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복수하기 위해 독이 든 열매를 몰래 따먹었다. 결국 운명공동체인 새는 온몸에 독이 퍼져 죽고 말았다. 슬픈 자화상을 보는 듯하다.

공명동주(共命同舟) 공동의 운명(共命)을 함께 한다는 것은 한 배(同舟)를 탄 것과 같다.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들은 운명을 같이 한다. 어떠한가? 현 세태를 보면 극도로 분열되어 대결하는 양상이다. 남북으로 갈린 것도 모자라 동서로 찢겨져 서로 으르렁 댄다. 배에 물이 차면 앞이나 뒤에 앉았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다. 물에 빠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동 [한가지 / 무리 / 합치다]

冂(멀 경)과 一(한 일) 그리고 口(사람 구)가 모여 이루어진 글자다. 멀리() 떨어진 사람일지라도 하나()되어 한 목소리()를 낸다.

무릇(.변형) 모두 동일한 말()을 하니 이다.

모양은 달라졌는데 예전에는 (무리 동)으로 썼다. 사람()이 모여 함께 작업(공)하고 노동하는 모습이다. 공동共同, 동행同行, 동족同族 등에 사용된다.


주 [배 / 받침그릇 / 옮기다]
①돛이 없고 선체가 휘어져 있는 작은 거룻배를 본떠 만든 舟(주)는 제부수 글자다.

②舟는 술잔을 받치는 쟁반이나 술을 치는 그릇을 뜻하기도 한다.

③모양이 비슷한 月(달 월)을 舟(주)라는 뜻으로 쓰기도 한다. 輸(실을 수)에서 月(월)은 물건을 실어 나르는 배(舟주)이며, 朝(아침 조)에 쓴 月(월) 역시 배(舟)를 의미한다. 배를 타고 강을 차지하여 조정朝廷을 세운 것이다.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추가행동에 나선다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에 대하여 일부 해제를 제안한 데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강조했다. 동시에 북한이 ICBM 발사 등을 강행할 경우 미국도 그에 상응하는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주한미군 없어져야 한강토에 평화가 정착된다." 한미방위비분담 5차협상이 열리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내건 구호다. 오히려 미군의 이익을 위하여 주둔하는 만큼 5조8450억원을 받아내야 한다. 아니다. 필요 없다. 형제는 한 몸과 같다. 동족을 때리려고 깡패를 들일 수는 없다. 남과 북은 머리가 둘 달린 새(公命鳥)이기 때문이다.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