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중진 용퇴' 물꼬 전망
▲ 원혜영(부천 오정)
▲ 원혜영(부천 오정)
▲ 백재현(광명갑)
▲ 백재현(광명갑)

 

더불어민주당 5선 원혜영(부천오정) 국회의원과 백재현(광명갑) 국회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경기지역에서 총선 전 불출마를 공식화한 중진은 사실상 원 의원과 백 의원이 처음이다. 이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두 의원의 불출마 '용단'이 '중진 용퇴'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의원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 활동에 대한 소회와 불출마 결심을 밝혔다.

원 의원은 "이제 저는 저의 소임을 마치지만 그동안 뜻을 같이해온 여러 동료·후배 정치인들이 그 소임을 다해줄 것이라 믿고 기대한다"며 "우리 정치는 국민으로부터 칭찬보다는 비판과 질책의 대상이 돼왔다. 그러나 정치를 바꿀 수 없다고 외면하거나 포기하면 우리 정치의 희망이 없어진다"고 소회를 밝혔다.

원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와 민주통합당 초대 당 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차기 국회의장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다.

원 의원은 "정치인에게는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와 함께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치를 만들어내겠다는 책임감 역시 필요하다"며 "(차기 의장 등에 대해서는) 희망하는 것을 다 하면서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고 말했다.

백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20대 국회가 5개월 넘게 남아있다"며 "협력과 상생의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도록 민주당 직능대표자회의 의장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그간 못다 한 일들을 최우의 일각까지 광명정대하게 챙기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의원은 총선 전 당내 '물갈이론'으로 번지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물속에 사는 고기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물 자체를 바꾸는 정치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 의원은 "'물갈이'를 통해 국회와 정치가 혁신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물갈이 이전에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 경륜과 의욕, 패기의 조화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고, 백 의원은 "'물갈이'가 물을 한번 바꾸는 게 아니라 고기만 바꾸는 것처럼 됐다. 이번에 제도를 개혁
해 물 자체를 바꾸는 정치시스템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중진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이해찬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후배들을 위해 명예로운 결단을 해주셨다"며 "두 중진 의원들의 결단에 당 대표로서 감사와 아쉬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장선·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