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에 이 학교 축구부원들이 조문을 하기 위해 줄지어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김우중 회장님은 저희와 평생을 함께한 가족이자 큰 스승님이다. 엄격하지만 동시에 자상했고, 부하들을 아주 끔찍이 사랑하셨습니다."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측근인 김태구(81) 전 대우자동차 회장은 10일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차려진 김 전 회장 빈소에서 이같이 고인을 추모했다.
 
김 전 회장은 아주대병원에 숙환으로 11개월 간 입원하다 9일 오후 11시50분 별세했다. 이날 오전 10시 조문이 시작되기 전부터 옛 대우그룹 출신 인사들이 속속빈소에 도착했다.
 
김태구 전 회장을 장병주 전 ㈜대우 사장, 장영수·홍길부 전 대우건설 회장, 강병호·김석환 전 대우자동차 사장, 유기범 전 대우통신 사장, 추호석 전 대우중공업 사장, 신영균 전 대우조선공업 사장 등 '김우중 충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우그룹 해체 후 뿔뿔이 흩어졌던 '대우맨'들이 2009년 김 전 회장을 중심으로 모여 설립한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장례 절차 전반을 맡았다.
 
㈜대우의 마지막 사장으로 김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김 전 회장이 평소 밝힌 유지와 최근의 건강 상황 등을 상세히 전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대우맨'들은 백발노인부터 아직 현직에 있는 중년까지 다양했다. 전날 밤 부고가 전해진 후 전국에서 대우맨들이 줄지어 장례식장으로 발걸음을 하고 있다고 김 전 회장 측은 전했다.
 
김태구 전 회장은 "우리 다음 세대가 잘 살기 위해 지금 우리가 희생하자는 것이 그 양반(김 전 회장)의 생각이었다"며 "그 뜻을 이어서 세계경영연구회가 해외에서 활발하게 청년 사업가들을 양성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우맨들은 김 전 회장이 지독한 '워커홀릭'이었다고 추억했다. 김 전 회장은 1990년대 해외 시장 개척을 기치로 선언한 '세계 경영'에 따라 1998년 말 현지법인 396개를 포함해 해외 네트워크 589곳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회사를 키웠다.
 
김 전 회장은 재계 2위 그룹의 총수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부도를 내고 해외도피 생활을 하는 등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보냈다.
 
이날 빈소에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홍사덕 전 국회의원,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의 인사들도 다녀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를 보냈다.
 
장례식은 3일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영결식을 진행한다. 장지는 김 전 회장의 모친 선영이 있는 충남 태안군에 마련된다.

/오석균·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