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20년 방치 동두천 제생병원안 부결
시 "사업시한 내년 12월 … 어기면 허가 취소"

20년 가까이 흉물로 방치된 동두천 제생병원 개원이 또다시 좌절됐다.

사업 시행사인 대진의료재단(대순진리회)의 종단 최종 의결 기구인 중앙종의회가 제생병원 개원안 등을 부결 처리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고대하던 동두천 시민들의 열망이 물거품이 될 상황에 놓였다.

4일 시에 따르면 대순진리회는 지난달 23일 포천 도장에서 중앙종의회를 열고 종단 대표 선출, 제생병원 개원을 주요 안건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제생병원은 1995년 1월 지행동 13만9770㎡ 부지에 첫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

21층 규모에 병상 수만 1480개였다. 하지만 그해 12월 종단 교주가 사망한 뒤 일선 종단 사이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차질이 생겼다.

그러다 공정률 30%를 넘기던 1999년 공사 진행이 전면 중단됐다.

이에 시와 시의회, 시민사회는 지난 5월 입법 정책토론회를 열고 정상 개원을 촉구했다.

그러자 대순진리회 종단 대표와 실무 위원 24명은 지난 7월 여주도장에서 제생병원 정상 개원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고 건립추진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인천일보 7월30일자 8면>

이어 4개 도장 관계자가 공동 대표를 맡고, 건립비는 은행에 맡긴 돈에서 사용하기로 했다.

이러면서 최용덕 시장도 당시 대순진리회 건립추진위원회 공동 대표에게 감사 서한문을 보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최근 대순진리회 중앙종의회가 이를 부결하면서 제생병원 개원은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시 관계자는 "대순진리회에 해결 방안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제생병원 도시계획시설 인가 사업 기한은 내년 12월까지다. 그때까지 정상 개원에 필요한 조치가 없으면 건축허가 취소,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 처분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우현 동두천 제생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다음주 이를 반대하는 종단을 찾아 정상 개원을 촉구할 생각이다"라며 "제생병원 건립은 돌아가신 종단 최고 지도자의 유훈 사업이다. 그런 만큼 대순진리회가 2~3개월 뒤 이를 다시 논의할 때 정상 개원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길 바란다"고 밝혔다.

/동두천=김태훈·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