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광 경기 부천소방서장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전동킥보드가 인기다. 보급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 연말 3~4만대를 훌쩍 넘길 전망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용의 편리로 전동킥보드 보급이 늘면서 화재사고도 증가 추세에 있다.

최근 3년간 경기도 내 전동킥보드 화재는 17건으로 부상자 1명이 발생했다. 발화유형별로는 충전 중 8건, 보관 중 5건, 운행 중 2건, 정비 중 2건 순이었다. 전동킥보드용 배터리는 리튬이온으로 니켈 카드뮴 배터리에 비해 크기가 작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 메모리 기능이 없어 보급이 급속하게 늘고 있으나 인화성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나 폭발에 취약하다.

지난해 부천시 옥길동의 한 아파트 현관 앞에 보관 중이던 전동킥보드에서 불이나 9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주변에 가연물이 없어 연소 확대가 되지 않았지만 가연물이 있었다면 하나밖에 없는 탈출로가 막혀 더 큰 사고로 번질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전동킥보드 충전기는 제품 출고 시 적정 전압과 전류를 제어할 수 있도록 제작돼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기호에 맞게 튜닝하는 경우 배터리 관리시스템이 제 기능을 할 수 없어 과충전이나 과열을 방지하지 못해 화재가 발생한다. 전동킥보드 속도나 힘을 올리기 위해 킥보드 내 배터리를 증설하거나 승압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동킥보드는 배터리 1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배터리를 조합해 직렬, 병렬로 연결해 원하는 전압을 출력하도록 설계돼 있다. 배터리를 증설해 설치할 경우 배터리 보호틀이나 케이스가 맞지 않아 좀 더 큰 나사로 고정하는 경우 케이스가 제대로 조립되지 않아 이물질이나 습기가 침투되고, 운행 중 진동으로 배터리에 충격이 더해져 배터리가 변형되거나 파괴돼 화재로 이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제품 출고 시 상태 그대로 사용하여야 하며, 제품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개조해서는 안 된다. 전동킥보드 화재 예방과 대처를 위해서는 이용자는 출고된 제품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 임의 변경으로 인해 전선이나 배터리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제품제작 시 가입되어 있는 생산물 책임보험의 적용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와 함께 제조사는 배터리와 충전기 각각에 내장된 배터리 관리시스템에 배터리 온도, 전류, 전압, 시간을 체크할 수 있도록 제작해야 한다. 일정 시간이 지나도 충전되지 않을 경우 알람 또는 전원을 제어하고, 정격전류가 충전되면 자동으로 충전을 멈추고 전원을 차단하는 기능을 추가해 일정 온도 이상이면 충전을 중단하는 온도제어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전동킥보드 충전에 관한 규제를 강화해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의 경우 별도로 구획된 곳에서 충전하도록 하고 복합건축물 등에는 전동킥보드 전용 보관대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 정비도 필요하다. 기술 발달이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역으로 화재라는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우리가 조금 더 생각하고 방어해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사람이 우선인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