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고자 할 때 반지만큼 확실한 것도 없을 것이다. 이경화의 사진전 <반지의 초상>은 우리가 누군가로부터 선물받은 반지를 피사체로 촬영한 작품들이다. 그녀의 작품은 한지 위에 프린트되었으며 라이트페인팅이라는 특수 사진기법을 이용해 촬영한 사진들이다.
라이트페인팅이란 불이 꺼진 암실에서 작은 불빛을 비추어 사물을 찍어내는 촬영 방법이다. 이경화는 반지가 품고 있는 긴 시간만큼을 몸소 체득하고 담아내어 작품을 보는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라이트페인팅 기법을 선택했다고 한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백 년에 가까운 시간이 새겨진 반지를 다른 사진들처럼 짧은 순간으로 찍어냈을 때 그 반지의 시간을 오롯이 느끼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작가는 칠흑의 공간에서 긴 시간을 반지와 마주하는 동안 반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9월 서울 류가헌에서 전시되었던 작품들을 선광문화재단에서 초대하여 선광미술관에서 선보이게 된다. <반지의 초상> 전시는 인천 중구에 위치한 선광미술관에서 오는 12월 9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되고, 이 전시 이후에도 다른 미술관들의 초대를 받아 계속 전시될 예정이다.
이경화 LEE KYUNG HWA 李京花
늦은 나이에 사진을 시작해 인천재능대학교의 사진과를 졸업한 뒤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진가이다. 처음에는 단체전 위주로 활동을 하다가 지난 9월 류가헌에서 전시한 첫 개인전 <반지의 초상>을 개최하였다. 독창적인 컨셉과 출력방식으로 사진계의 큰 주목을 받아 사진 전문 잡지인 [사진예술]에도 큰 비중으로 소개된 바 있다.
/디지털뉴스부 digit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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