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가 전통시장을 찾는 이용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만든 공영주차장이 관리 미흡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1시간 무료 주차권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주차장만 이용하는 꼼수가 남발하는 탓이다.

1일 구에 따르면 부평동에 있는 부평종합시장 주변엔 부평시장·대정·깡시장 등 3개의 공영주차장이 있다.
지난 2004년과 2010년, 2012년에 각각 만들어진 공영주차장은 전통시장 내 심각한 주차 부족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여기에 전통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관련 조례에 근거, 이곳에서 주차장 이용 금액을 할인하는 주차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부평 전통시장 상인회는 물건을 사는 이용객들에게 공영주차장 1시간 무료 이용권을 나눠주고 있다.
상인회 관계자는 "부평시장에 있는 1000여개의 점포에서 해마다 총 12만장 정도의 주차권을 발행한다"며 "올해 역시 10만장 이상을 배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주차권에 유통기한이 없을뿐더러 서로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여러 점포에서 물건을 산 뒤 주차권을 모아둔다면 굳이 시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언제나 주차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주변 지인에게도 나눠줄 수 있다.

이 같은 꼼수로 인해 이달까지 회수된 주차권은 올해 발행된 수를 뛰어넘는 15만장가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자 전통시장을 찾는 주민들은 공영주차장을 향해 '그림의 떡'이라고 표현했다.

부평시장에서 만난 주민 하모(69)씨는 "일반 회사원 등이 점심시간 부근에 주차장으로 와 주차만 한 뒤 밥을 먹으러 가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주민 편의를 위한 주차장이라더니 되레 불편만 유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주차권 악용 문제를 인지하고 상인회와 함께 대책 마련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