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수 인천교통공사노무복지팀장

지난 8일 인천교통공사는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도시철도 안전인력 충원 문제 등 내·외부적 환경 변화가 어느 때보다도 많았다. 5월 첫 교섭 이후 24회의 실무교섭과 본교섭을 진행했다. 연말 극적 타결도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1월 초 협상 타결은 뜻밖의 성과였다.

15년 연속 무분규 사업장 실현은 적극적인 대화와 상호 신뢰로 일궈낸 성과이다. 노사관계가 지금처럼 항상 협력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3년과 2004년 2년 연속 파업으로 인한 해고자 발생, 2012년 공사 통폐합에 따른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노사 대립과 직원간 불신, 반목 등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노사는 신뢰 구축을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좋은 일터 행복한 직장 만들기 공동선언, 노사 존중문화 실천 협약, 노사합동 워크숍, 현장직원과 대화의 날 등을 운영했다. 1사 1촌 봉사활동, 급여 우수리 나눔 사업 등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함께 하며 신뢰를 쌓아왔다.

그 결과, 2014년에는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지난해 말에는 노동조합 위원장이 노사문화유공 대통령표창의 영예도 안았다.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한 2018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인 '가' 등급을 획득했다. 물론 현재와 같은 원만한 노사관계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당장 내년 초부터 안전인력 부족에 따른 인력충원 문제, 동종 도시철도 운영기관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새로운 근무제도 도입, 하위직원 및 업무직 직원 처우개선 문제 등 첨예한 대립이 예견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노사가 양보와 타협하는 마음을 갖고 지혜를 모은다면 해결방법을 찾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근로자 이사제를 통한 근로자 대표의 경영 참여는 경영의 책임성과 투명성 강화뿐 아니라 선진적인 노사관계 형성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노사관계를 공사 경영의 최우선으로 여기는 CEO의 경영철학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인천도시철도 1·2호선과 월미바다열차, 준공영제 버스, 장애인콜택시 등 인천의 도시철도와 육상교통을 책임지는 시민의 발 역할을 하는 종합교통기관이다. 경영진과 노동조합은 최고의 교통서비스 제공으로 시민이 행복하도록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노사는 따로 일 수 없다. 조직이 존재하는 한 언제나 함께 가야 하는 운명공동체다. 노사는 '상생'이란 말 그대로 언제나 서로 북돋우며 잘 살아가는 것이 시민들과 우리 모두를 위한 길임을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