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단식투쟁 연대 [남구현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총장에 집중된 인사·예산 편성권 분산 견제책 마련돼야"



"학내 구성원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

부당 징계 철회와 연규홍 총장의 중간 신임평가 이행을 요구하는 한신대학교 학생 10명과 함께 지난 11일부터 18일간 단식농성을 벌였던 사회복지학과 남구현(사진) 교수는 학내 분규 해법을 이같이 말했다.

남 교수는 교수 신분으로는 유일하게 학생들 단식 투쟁에 연대했다.

그는 단식농성에 들어가기에 앞서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 갈등 겪던 연 총장과 총학생회 간 중재에 나섰던 한 사람으로서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연 총장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학생을 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해 단식투쟁에 나섰다"고 밝혔다. 남구현 교수는 2015년 한신대 교수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남 교수는 지난 28일 학교 측과 학생회, 교수협의회, 교직원 노조 대표가 총장 중간 신임평가 일정에 합의하면서 단식 농성을 중단했다.

남 교수는 18일 동안 계속된 단식으로 몸무게가 10㎏ 빠진 상태에서도 병원이 아닌 집으로 돌아가 몸을 추스르고 다음 수업을 준비했다.

그는 "학내 분규를 일시적으로 봉합했지만 근본적으로 총장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이런 불행은 반복될 것"이라며 "학생, 교수, 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이 민주적으로 총장을 선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보면 총장 개인에게 집중된 인사와 예산 편성권 등을 분산해야 한다"면서 "총장의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남 교수는 "한신대뿐 아니라 한국 대학 대부분 총장제도가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자신이 유학했던 독일에선 대학 총장이 학내외 대표성만 갖지 다른 권한은 없다"고 했다.

남 교수는 "연 총장은 자신이 약속했던 중간 신임평가와 총장 직선제 도입을 이행해야 한다"며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했던 한신대의 옛 명성을 되찾는 일"이라고 했다.

한신대는 연규홍 총장이 2017년 11월 취임 당시 논문 표절 등을 이유로 반대여론이 높아지자, 총학생회와 '한신대 발전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총장 임기는 4년이다.

협약서에는 학생, 직원, 교수, 학교 대표가 참여하는 4자 협의회를 구성해 총장의 중간 신임평가와 직선제를 실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회 대표가 선출돼지 않았다는 이유로 4자 협의회 구성을 거부하자, 학생회 비대위는 지난 9월 본관 점거농성을 벌였다. 학교 측은 점거 농성을 벌인 학생 대표 2명을 유기정학 3주의 징계를 내렸다. 이에 반발해 학생 10명과 남 교수는 징계철회와 총장 중간 신임평가 이행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였다.

/오산=김기원 기자 1kkw51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