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우리나라 철도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인천에서 출발해 노량진에 닿는 경인선이 국내 최초의 철도다. 그 기공식이 1897년 인천 쇠뿔고개(현 도원역 주변)에서 열렸다.

미국인 모스가 시작한 이 공사는, 일본으로 넘어가 1899년 1차 개통식을 가졌다. 지금부터 120년 전의 일이다. 이후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인천 곳곳에 철도가 놓였다. 모두가 군사용이거나 우리 땅에서 수탈한 물자를 일본으로 방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해방된 뒤에도 상업용으로 혹은 군수물자 수송용으로 계속 이용됐다. 하지만 도로망이 확충되고 교통수단이 발전하면서 도심 내 철도의 효용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1994년 주안선을 시작으로 1995년 수인선, 동양화학선이 차례로 폐선됐다. 2004년에는 북해안선, 2012년에는 경인측선 열차 통행이 중단됐다. 철도가 폐선 되자 쓰레기가 쌓이고 잡초가 무성한 '버려진 공간'으로 방치되기 일쑤였다. 덩달아 인근 상권이 죽고 주거지는 노후화돼, 지역사회의 해결과제로 꼽히게 됐다.

이에 대한 대안을 찾는 노력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연구원은 2017년 '인천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한 원도심 재생모델 연구 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는 인천에 모두 '29.18㎞'의 철도 폐선구간'이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인천시는 이를 토대로 폐선부지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 9월 '원도심 철길주변 활성화 용역 착수 보고회'를 가졌다. 지난 26일에는 부평구청에서 '캠프마켓 주변 철길과 부개군용 철길 활용에 대한 주민토론회'가 개최됐다. 발제에 나선 남지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주변의 산업유산과 연계하고 공공시설 구축에 주력한다면, 성공적인 재생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캠프마켓 철로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트램 설치, GTX와 연계방안 등 다양한 논의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철로 주변에 오랫동안 거주하면서 영욕을 함께 해 온 주민들의 '협조와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주민과 함께 하는 폐선부지 재생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인천시와 국방부, 해당 기초단체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