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화장실에 숨어서 성폭행을 시도한 20대 외국인 남성을 환경미화원이 붙잡았고, 경찰은 30여분이 지난 뒤 신병을 인계 받아 '늑장' 대처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인천공항 상주직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저녁 8시쯤 제1터미널 여자 화장실에서 30대 여성 상주직원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인도네시아 국적 A(23)씨를 붙잡은 것은 비정규직 환경미화용역 직원 김모(58)씨다.

긴급 출동한 보안경비요원들이 A씨의 도주를 막기 위해 흡연실로 들어가도록 조치한 이후 흡연실에는 A씨 일행이 나타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경찰은 8시 22분쯤 흡연실에 도착해 A씨의 신병을 인계받았다. 인천공항경찰단은 112지령(8시 15분 43초)에 따라 6분만에 현장에 출동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상주직원은 "경찰을 기다리는 동안 A씨가 담배를 피우는 일행들과 대화하는 것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꼈다"면서 "강력범죄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이 개항한 이후 보안구역으로 관리되는 출국장 내에서 성폭행 범죄 발생은 처음이다. 인천공항경찰단은 A씨를 인계받아 성폭행 미수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당시 환경미화직원 김모(58)씨는 제1터미널 12번 탑승구 인근에서 작업 중 여자 화장실에서 나오는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가 A씨를 붙잡았다.

외국인노동자로 입국해 출국하려던 A씨는 이날 출국장 여성 화장실에 몰래 숨어 있다가 30대 여성이 용변칸에 들어 오자 입을 틀어 막고 성폭행을 시도했다.

현재 성폭행 피해자 30대 여성은 A씨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상태다.
A씨의 신병을 넘겨 받은 인천공항경찰단은 A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