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 사라지는 문화재, 두고만 볼 수 없었죠
하나둘 사라지는 문화재, 두고만 볼 수 없었죠
  • 이경훈
  • 승인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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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희망이천' 회장
청년들 모여 발굴·보전·홍보
"관심만이 유산 지킬 수 있어"
▲ 문화재지킴이이자, 희망이천 회장 이정호씨.


"지역주민 관심만이 사라지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킬 방법입니다."


이천에서 문화유산 지킴이를 자처하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청년 이정호(34)씨. 그는 지역 문화재 발굴·보전을 위한다는 목표를 지닌 청년 20여명이 모여 구성한 '희망이천' 회장이다.

이 회장은 스쳐 지나간 이야기일지언정 지역 문화재와 관련된 것이라면 귀가 번뜩인다. 곧장 문화원의 과거 발간자료, 서적 등을 늦은 밤까지 파헤친다. 퇴근 후엔 어김없이 문화재를 찾아 나선다.


문화유산의 멸실과 유실을 막기 위해 평범한 직장인이 어느 날 문화 지킴이로 변신한 것이다.


이 같은 활동도 어느덧 3년.

그는 "요즘 아이들부터 성인까지 지역 문화재에 잘 아는 이가 드물다"며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숱한 문화재가 사라졌다. 안타까운 일을 더는 볼 수 없어 활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지역 문화재를 찾아 나선 계기는 초등학교 2학년 방학 숙제 과정에서 '안흥사지 당간지주(돌탑)'의 굳건하고 당당한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성인이 돼 우연히 안흥사지 당간지주가 있던 장소를 지나던 이 회장은 깜짝 놀랐다. 문화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주변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아는 이 하나 없었다. 심지어 이 장소에 문화재가 있었던 사실을 대부분 몰랐다.

그는 즉시 문화원으로 향했다. 문화원 기록을 일일이 뒤졌다. 하지만 끝내 없어진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는 이처럼 사라지는 문화재가 더 있다고 봤고, 그때부터 '지역 문화재를 지키자'고 다짐했다.

그는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문헌 등을 샅샅이 뒤졌다. 기록에 나온 문화재가 실제 현장에 존재하는지도 일일이 확인했다. 그렇게 해룡사 석불좌상, 군량리 석불좌상 등이 망실된 것을 알게 됐다. 새로운 사실도 발견했다. 송정동에는 예부터 '송정리 석탑'이 있었다. 정확한 시기는 확인되지 않지만,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이 석탑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사진 등의 기록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석탑 모습이 온전히 담긴 흑백사진 2장을 찾아냈다.

이 회장은 홀로 활동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 그는 지인들을 상대로 지역 문화재의 소중함을 피력하면서 동참을 요구했다. 그 결과 20여명의 청년이 모였다.


그들은 올해 4월 '희망이천'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잊혀있던 지역 문화재를 발굴하고, 시민에게 문화재 가치를 전파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회장은 "우선 현지답사, 자료수집 등 지역 문화재 실태조사를 마치면 책을 만들어 시민에게 이를 알리겠다"며 "문화재는 지역 고유의 소중한 역사이다. 시민과 지자체가 문화유산 보존에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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