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 '담청'
▲ '담청' 중 '제(祭)-Ritual'의 '담청'.

▲ '담청' 중 '원(園)-Garden'의 '풍류가인'.

'담청(淡靑)'. 옅은 청색인 담청은 맑은 하늘이 떠오르기도 하고, 고려청자의 도도한 빛깔이 생각나기도 한다.

우리민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색인 담청을 주제로 한 한국무용이 선을 보인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21~23일 사흘간 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을 소개하기 앞서 20일 언론사를 상대로 '프레스리허설'을 개최했다.

인천시립무용단의 올해 하반기 정기공연으로 꾸며진 이번 무대에서 40여명의 무용단원들이 전통춤과 창작춤이 혼합된 춤을 선보였다. 프로그램은 크게 '궐(闕)'·'원(園)'·'제(祭)' 3부로 나뉘어졌다. '궐'에서는 궁궐 혼례 날 벌어지는 궁중 예악이 펼쳐졌다. 장엄하고 화려한 아름다움이 춤으로 형상화 돼 압도적인 한국무용의 백미를 보여줬다.

'원'은 풍류를 즐기는 지식인이자 예술을 향유한 계층인 사대부 집안 여인들이 등장한다. 삼회장 남색 끝동 비단사 치마의 우아한 선과 색의 조화로 고풍스러운 여인의 모습을 표현했다. 장구를 치며 신명나게 노는 춤을 출 때는 '시크릿가든' 속 귀족가문 여성들의 흥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민족 정신적 근간에는 샤머니즘에 대한 포괄적인 수용과 이해가 깔려 있다. 마지막 장인 '제'에서 유·불·선의 기원과 의식이 드러났다. 번뇌를 잊고 악을 정화하려는 몸부림과 풍요를 기원하는 민간 전승놀이가 춤으로 표출되며 강력하고도 엄숙한 에너지에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진다.

인천시립무용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다양한 전통의상과 소품, 무대 디자인을 준비했다. 의상은 흰색을 기본으로 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색과 담청색이 주를 이뤘다. 무대는 새벽녘 어스름한 때를 묘사한 듯 단아하고 절제된 색감과 전통문양을 사용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가로 평가받는 윤성주 인천시립무용단 감독은 "공연을 준비하면서 우리민족의 큰 자산인 전통춤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담청'을 통해 춤으로 승화된 희로애락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청'은 22일 오후 8시, 23일 오후 5시 진행되며 티켓을 사전예매하면 된다. 032-438-7774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