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와 남양주 마석을 잇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것은 지난 8월 21일이다. 발표가 나간 뒤, 인천의 GTX-B 노선 수혜지역은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였다. 서울까지 가는 시간이 20분대로 단축된다는 소식에 주민들과 정치권은 환영 일색이었다.

하지만 GTX-B가 장밋빛 미래만을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여전하다. 지역소비의 외부 유출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에다 삶의 질 저하을 염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 7일 공개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의 정책효과 분석'이 그 중 하나다. 가장 주목을 끄는 주택가격 변동과 관련해 이 보고서는 부정적 측면을 제시한다. 통근시간을 감안해 주택 가격이 저렴한 곳을 선택할 경우, 삶의 만족도는 오히려 감소한다는 것이다.

인천과 서울 간 이동 시간이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인천에서 주거지를 찾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로 인해 인천의 집값은 상승이 기대되지만, 이는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보고서는 또 GTX-B 건설에 따른 수혜의 절반가량이 서울로 돌아가게 되고, 금융산업의 경우 서울 집중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서울과의 이동시간이 짧아지면서 인천시민들이 서울에서 소비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역외 소비증가는 더 큰 문제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인천연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신용카드 중심의 인천 역외소비 실태 분석' 보고서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인천의 역외소비율이 전국에서 세종시 다음으로 높은 52.8%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서울과의 교통 편의성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GTX-D 노선 건설 논의가 최근 고개를 들고 있다. 내년 총선을 노리는 정치인들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고, 노선 계획을 둘러싼 주민들의 요구도 터져 나오고 있다.

GTX 건설이 장기적으로 지역에 어떤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이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