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위원회 2년 활동 마친 [박소영] 법무법인 케이앤피 대표변호사

법과 정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하사받은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고, 그 법은 대한민국 곳곳에 스며들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든다.

우리의 행복한 삶을 지켜주고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이 되기도 한다.

박소영(44) 법무법인 케이앤피 대표변호사는 그런 법이 삶이자 정치가 숙명인 여성이다.

지난 2년간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균형'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삶과 정치인으로서 해야 할 일 사이에 '균형점'을 찾고 있는 중이다.

3년 전 우연찮게 시작한 축구를 통해서도 인생을 배우고 있단다.

"공을 찰 때 노하우가 있어야 돼요. 아무리 힘줘봤자 공이 멀리 안 나가기도 해요.

그런데 힘을 빼고 타이밍에 맞춰 차면 공을 원하는 곳에 멀리 보낼 수 있더라고요." 14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케이앤피 사무실에서 박 변호사와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활동 소감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민간위원 임기는 2년이다. 10월25일자로 임기를 마쳤다. 국가균형발전위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돕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다. 각 부처 장관이 당연직 위원이고, 18명의 민간 위촉 위원들로 구성된다. 각 분야 전문가들과 만나 깊이 있는 토론을 할 수 있었고,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예산이 세워지고 집행되는 것을 보면서 그만큼 책임과 보람이 컸다. 지역 간 불균형과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해야 대한민국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균형발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균형발전을 어떻게 이뤄야 하는지 논의하고, 그 논의의 틀에서 인천이 가진 특성과 역할을 시민 스스로 고민하며 논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전제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란 개념으로 지역을 구분하고 인천을 서울·경기와 함께 수도권으로 묶는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인천은 지리적 이유로 수도권으로 묶여 있지만 강화군과 옹진군이란 접경지역을 두고 있어 이들 지역에 대해선 비수도권과 같은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법조계에 입문한 계기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변호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와 드라마 속 변호사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장면을 볼 때마다 누군가를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도 공부는 해야 한다면서 학비를 대주신 부모님이 계셨고, 법대에 진학해 지금의 남편을 만났는데 사법시험에 합격하기까지 정신적·경제적 지원을 많이 해줬다. 부모님과 남편의 도움으로 법조인이 될 수 있었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어릴 적 부모님 이혼으로 조부모와 살다가 조부모도 돌아가시고 혼자 생활을 꾸려오던 청년에 대한 병역법 위반 국선변호 사건이다. 그 청년은 병역 신체검사에서 현역이 아닌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자신의 생계를 스스로 책임지는 청년이었는데 현역으로 입대했다면 아무 문제없이 군복무를 했겠지만 보충역 판정을 받으니 낮에는 군복무를 하고, 밤에는 생계를 위해 주유소와 편의점 등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근무지 무단이탈이 반복되면서 벌금형을 선고받고, 나와 처음 만났을 때에는 구속된 상태였다. 생계 곤란을 입증하기 위해선 어릴 적 헤어진 부모를 찾아 관련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필요했다. 병무청과 주민센터를 찾아다니며 사정을 설명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그가 병역면제 판정을 받게 된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 청년이 건실한 사회인으로 잘 살아가고 있으면 좋겠다.

▲인천고등법원 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인천고등법원 설치는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 전국적으로 고등법원은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수원에 위치해 있다. 인천에는 서울고법 원외재판부가 설치돼 있는데, 원외재판부가 있는 창원·전주·청주·춘천·제주와 비교해 보면 인천의 인구수와 사건수가 월등히 많다. 고등법원과 비교하더라도 대전고법이나 광주고법이 담당하는 인구수보다 더 많다. 사건수로 봐도 마찬가지다. 즉, 인천만을 전담하는 고등법원이 설치돼야 한다. 재판받을 권리는 국민이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곧바로 재판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여러 경로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다가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찾아가는 곳이 법원이다. 그런데 재판에 드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게 되면 재판을 통해 권리를 보호받으려는 노력조차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인천시민들이 서울고법에서 재판을 받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서울을 제외하면 인천은 광역시 중 면적이 제일 넓고, 인구는 부산 다음으로 많으며,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천시민의 권리를 구제하기 위해선 고등법원이 반드시 신설돼야 한다. 인천지방변호사회를 중심으로 인천고법 설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리고, 정치인들이 시민들의 의사를 적극 수용해 입법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치에도 관심이 많아 보인다. 자신만의 정치 철학이 있는지
2014년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참사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에 참여했다. 그해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해경 해체가 발표되고 이듬해엔 해경이 세종시로 이전된다는 발표까지 나왔다. 말 그대로 배가 산으로 가는 상황이었다. 정부와 여당을 견제해 주길 바랐던 야당은 분열을 앞두고 있었다. 2015년 12월 정당에 가입한 뒤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려고 노력했다. 정치 철학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니 생활 속 신념이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대신하겠다. 첫째는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을 잊지 말자는 것이고, 둘째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으로 살자'는 것이다. 나를 비롯해 사회 구성원들이 누군가 기존에 만들어 놓은 틀에 맞추기 위해 살기보다 자신의 꿈과 행복을 생각하며 지내면 좋겠다. 집단 속에 용해돼 있는 내가 아닌 각자의 개성이 들판에 핀 각양각색의 꽃들처럼 만발한 그런 사회를 만들고 싶다. 세계적 한류 열풍의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의 꿈과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았던 사람이기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감동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도 그런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의료보험 등 재정 부담도 커지겠지만 개인 스스로 마음도 건강하지 않게 되고, 이는 다시 건강한 사회가 되는데 제약 요소가 될 수 있다. 사회 구성원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하나 정도씩은 갖고 있으면서 운동으로 건강도 챙기고 사회 발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는 그런 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

▲인천일보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인천일보는 작년부터 인천일보TV를 개국해 방송하고 있다. 지역 현안과 미래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으로 특히 남북 평화와 통일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고 있다. 인천시민들이 인천일보를 더욱 가까이에 두고 읽으면서 아낌없는 사랑과 조언을 하길 바란다. 인천일보가 시민들의 사랑을 자양분 삼아 성장을 거듭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길 희망한다.


/글 박범준·사진 양진수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학력
▶신흥초등학교
▶신흥여자중학교
▶인일여자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법학과
▶인하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사회활동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참사 피해자 지원 및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 산하 자치경찰제특별위원회 위원
▶(현)인일여고 운영위원회 지역위원
▶(현)인천시교육청 고문변호사
▶(현)연수구청 고문변호사
▶(현)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인천지역회의 여성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