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주의보에도 선후배·부모·교육감까지 응원 열기
지각 학생엔 이송 도움도
▲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인천 연수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1교시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수능)재수없음, 공항고"

한파주의보가 내린 14일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제25지구 제48시험장이 설치된 인천 영종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공항고등학교 방송부 동아리 학생 6명은 재치 넘치는 대형 현수막을 들고 목청이 터져라 응원 구호를 외쳤다.

이른 오전 6시부터 영종고 교문 앞을 지킨 10여명의 하늘고 학부모들도 수험생 응원에 동참했다.

김희정(43·여) 하늘고 학부모회장은 "작년에도 응원 나왔을 때 내 자식일처럼 울컥하는 마음이 들어 눈물을 흘렸는데 올해도 역시나 눈시울이 붉어진다"며 "아이들이 노력의 씨앗을 뿌리는 날인만큼 그동안 별 탈 없이 걸어온 시간에 감사하며 마음 편히 시험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험장인 남동고등학교 정문 앞에도 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응원단 70여명이 수험생들을 맞이했다.
학부모 서영례(50·여)씨는 "수시로 가는 학생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응원 분위기가 매년 약해지는 느낌이 든다"며 "수험생들 모두 긴장하지 말고 그간 쌓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장애인 수험생 22명은 제49시험장 인천남고등학교에서 수능을 치렀다. 중증장애인 수험생이 많아 인천남고의 경우 수험생 부모를 위한 학교 내 대기실이 마련됐고, 투입되는 교사도 일반 시험장보다 1.5배 정도 많았다.

한편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제11시험장인 연수고등학교을 찾아 '이제부터 꽃길 걷자'라는 피켓을 들고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이재현 서구청장도 제25시험장인 가림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수험생들과 하이파이브와 손 인사를 나누며 응원했고, 학부모와 교사들에게는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예년과 같이 시험장을 착각하거나 늦어 제시간에 늦어 일부 수험생들이 순찰차를 타고 시험장에 도착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인천경찰청은 이날 수험생 41명을 경찰 오토바이나 순찰차로 시험장까지 이송하고, 수험표·신분증을 분실한 2명에게 도움을 줬다.

경기지역 수험생을 응원하는 가족과 선·후배들의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이날 오전 6시40분쯤 이천 양정고등학교 앞에는 두꺼운 외투를 겹겹이 껴입은 학생 50여 명이 삼삼오오 모여 '응원 도구'를 정리하거나 '구호'를 연습하면서 수험생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오전 7시쯤 수험생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응원 함성이 여기저기 터져 나왔다. 장구와 북도 등장했다. 초콜릿과 응원 문구가 담긴 선물을 나눠주는 학생들의 손길이 분주히 움직였다.

김태헌(18·이천고등학교)군은 "수능을 보지 않는 나조차 긴장되는데 선배들은 오죽하겠냐"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어 나왔다. 선배들이 웃으면서 시험장을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안산 상록고등학교 정문에서는 배웅한 부모와 포옹하고 학교로 들어서는 한 수험생의 표정에서는 비장함이 엿보였다. 이연실(19)군은 "담담하고 차분히 시험을 보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유명근(59·안산 동산고) 교사는 "예전처럼 수능이 전부인 시대와는 달라졌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길 기원한다"고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른 새벽 고양교육지원청을 찾아 수능 문답지가 각 시험장으로 이송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백마고등학교로 이동해 각 시험실 준비상황을 둘러보고 수능 감독관들에게 수능이 끝날 때까지 따뜻한 지원과 협조를 당부했다.

지각 위기에 처한 수험생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신고도 잇따랐다. 수험생이 집안에 갇혔으나 신속히 구조돼 무사히 시험을 치르는 등 모두 212명이 경기도소방과 경찰의 도움을 받았다.

/사회부·지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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