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 동구청 신일철공소 철거 비판
▲ 13일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 21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신일철공소를 철거한 인천 동구청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 민운기 스페이스빔 대표
▲ 13일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 21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신일철공소를 철거한 인천 동구청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 민운기 스페이스빔 대표

인천 동구 만석동 신일철공소 철거 후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 21개 인천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은 13일 철거된 신일철공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유산 신일철공소를 동구청이 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끝내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신일철공소는 1974년부터 고 박상규 씨가 목선 건조 때 사용하는 '배 못'을 생산하던 대장간이었지만 , 2007년 박씨 사후 문을 닫은 채 방치됐다. 이후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은 동구 산업화 증표로 신일철공소 등 만석동 주변에 대한 시민 탐방 등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 곳이 인천시가 지원하는 도시재생사업 '만석주꾸미 더불어마을 사업'에 포함되면서 철거가 수면위로 부상했고, 바로 옆 구립 어린이집에서도 민원을 제기했다.

구는 지난달 전문가와 마을 관계자 9명이 참석한 도시유적위원회를 두 차례 열었지만 보존과 철거 의견 대립이 극심했다.

손장원 재능대 교수를 비롯해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 등 구 도시유적위원들은 "신일철공소는 인천 산업화의 나이테 같은 곳이다"라며 보존과 사후 문화콘텐츠 활용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구는 신일철공소 내부집기 등을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으로 옮긴 후 지난 9일 오전 기습 철거를 단행했다.

이유는 "주민간의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다"는 논리였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은 "산업유산인 신일철공소가 철거된 것은 제2의 애경사 사태와 같다"며 "우리의 소중한 역사 유산이 일개 구청장과 일부 공무원의 판단으로 사라지는 상황이 생겨도 이를 제지할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인천시의 상황에 우리는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구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건축물이 노후 된 신일철공소는 철거할 수밖에 없다"며 "철거 후 부지 활용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주민들과 숙의 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