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위험시설 D등급으로 철거가 시급한 인천 미추홀구 세진빌라 일대에 쉼터를 조성하는 사업이 보상비 확보 문제로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세진빌라는 6년 전 위험 판정을 받은 건물이지만 아직 보상 절차를 밟지 못한 주민들은 올해도 이곳에 남아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한다.

미추홀구는 용현동 454의 181 일대에 세진빌라 등 6개동을 허물고 공원 형태의 쉼터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세진빌라는 옹벽이 무너지고 노후가 심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건물을 철거하고 공원이나 주차장을 만들 것을 요구해왔다.

이에 구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자 보상 계획을 세우고 부지를 공공공지로 변경하는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에는 인천시로부터 교부금 38억원을 지원받아 보상비 43억을 마련해 일부 세대를 대상으로 보상을 진행했다. 나머지 세대의 보상을 마무리 지으려면 47억이 필요하지만 구 재정 여건 상 자체 예산만으로 이를 확보하기 어려워 사업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구는 내년쯤 쉼터 조성을 끝낼 계획이었다.

세진빌라 주민들은 겨울철이면 수도 동파 등으로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여관방 신세를 졌을 정도다.

이관호 미추홀구의회 의원은 "주민들은 하루빨리 철거를 진행해달라고 이야기하는데 구에서 보상비를 자체적으로 마련할 여력이 안 되니 사업이 제자리걸음"이라며 "인천시 등에서 지역을 위해 관심을 가져줘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구 추경에도 20억 정도 예산을 올려두긴 했다"며 "보상을 내년에 마무리 짓고 싶은데 예산 확보 여부가 확실치 않다"고 답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