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정 문화재' 보존 학술 포럼…시민·전문가 심의위 구성 제언
▲ 12일 인천 중구 한중문화관에서 열린 '지역유산 종합관리를 위한 학술포럼'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연안부두, 인천감리서터, 개항장 역사 문화의 거리…. 인천 중구의 정체성을 규명하는 지역유산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시와 경기도 파주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미래유산'을 선정하고 비지정문화재 보존·관리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인천 중구도 문화재 보호법에서 소외된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지역유산'의 개념을 정립하고 관리체계를 마련할 수 있는 방안 모색에 나섰다.

구는 12일 한중문화관에서 '인천 중구 지역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지역유산 학술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중구 문화유산 종합관리 기본계획 수립 학술용역'을 진행 중인 H&T 솔루션에서 주관했다.

이날 포럼 기조발제에 나선 조양근 H&T 솔루션 책임연구원은 중구에는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음에도 역사적 가치가 큰 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지만 법적인 보호·관리 근거가 없어 멸실, 훼손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구가 2017년 지역 향토문화유산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건조물 중 훼손된 것이 일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연구원은 "전국 지자체뿐 아니라 각 국가들의 문화재 보호관리 추세가 유산이라는 포괄적이고 넓은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중구도 지역 정체성에 기여하는 유·무형의 유산 중 지정·등록문화재가 아닌 것들을 지역유산으로 선정하고 보존,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표자로 참가한 김상열 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장은 지역유산 개념을 문화재의 가치보다 지역민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구 신흥동에 배우 최불암과 가수 송창식이 살던 집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신포동 금강제화가 많은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로 기억되고 있다는 것 등도 지역유산이 될 수 있다"며 "시민과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 등 중구만의 지역유산 선정절차와 관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외에 문상범 인천시 시사편찬위원과 안정헌 인천개항장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지역유산의 활용 방안 등을 제시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