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업체 광역시 최다…'강소기업100' 선정은 11곳뿐
평균 노동자·생산액 하위권…제품 노하우 등 경쟁력 필요

 지난 8월 초, 정부가 일본 수출 규제를 계기로 소재·부품·장비 등 핵심 품목 100개를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5년 내 공급을 안정화한다는 대책을 내놨을 때, 인천 산업계에선 "지금이 기회"라는 말이 돌았다.

소재·부품·장비 분야 일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각종 기관이 재정, 세제, 금융, 규제 완화까지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한 것이다.

장비 분야를 제외하고 소재·부품 기업이 광역시 중 가장 많은 인천이다.

이 분위기만 잘 타면 지역 산업 활력소가 될 전방위 지원책을 손에 쥘 적기였다.

▲'소·부·장 강소기업 100' 1차 통과 발표. 인천 비중 3.7%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집중 육성 계획 발표가 있고 3개월이 지난 지금, 관련 정책들이 하나, 둘 보따리를 풀고 있는 가운데 기대와 달리 인천 존재감은 생각보다 약한 모습이다.

소재·부품 기업 숫자는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지만 정작 지원 선정을 놓고 타지역 기업들과 경쟁 구도에서 시작부터 성적표가 초라하다.

지난 1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은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강소기업 100)' 1차 서면평가를 통해 모두 301곳 중소기업을 선정했다.

이 중 인천지역 기업은 단 11곳. 17개 시·도에서 7번째로 낮은 비중(3.7%)이다.

인천에서 신청 기업은 총 65곳으로 경기(426곳), 경남(84곳), 서울(80곳), 부산(68곳) 다음으로 희망 기업이 높은 지역이었다.

전체 지역 응시 기업(65곳)에서 16.9%(11곳)만 1차 시험에 합격한 셈이다.

'강소기업 100'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 육성 로드맵인 '스타트업 100, 강소기업 100, 특화선도기업 100 프로젝트' 중 첫 번째로 시행되는 프로젝트다.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는 해도 소재·부품·장비 육성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첫 대장정 사업의 1차 선정부터 인천지역 탈락률이 심상치 않은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은 이번 사업을 신청한 1064곳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의 국산화 필요성과 유망성,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타지역과 싸울 알짜 기업 적어"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인천지역 소재·부품 업체는 모두 1927곳이다.

전국에서 경기(9134곳), 경남(3102곳), 경북(2234곳)에 이어 소재·부품 기업이 많다.

관련 기업 숫자 비율에 맞춰서 정부 지원을 따온다고만 해도 지역 산업계는 든든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셈이다.

그러나 '강소기업 100' 1차 서면평가 결과만 놓고 보면, 인천은 다른 지역 기업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지역 한 중소기업 지원기관 관계자는 "정부에서 지원이 적극적이라고는 하나, 재원 한계상 경쟁력 있는 상위 몇몇 기업에만 돌아간다. 이런 구도에선 타지역 업체와 제품, 노하우 등으로 경쟁해서 이길 알맹이 기업이 많아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2017년 기준 인천지역 1927곳 소재·부품 업체에 소속된 노동자는 7만8594명, 업체 1곳당 40.8명꼴이다.

소재·부품 업체당 노동자 수(표1)로만 따지면 전국 13위다.

전체 기업 수가 전국 4위라는 위상과는 동떨어져 있다.

생산액(표2)으로 봐도 인천지역 기업별 금액은 전국 하위권이다.

이들 업체 2017년 총생산액은 26조7601억3600만원으로 업체 1곳당 생산액은 138억8700만원 수준이다.

업체당 노동자 순위처럼 역시 전국 13위다.

▲똑같이 65곳 지원해서 인천은 11곳, 충남은 24곳 통과

반면, '충남'은 인천과 마찬가지로 '강소기업 100'에 65곳 기업이 신청해 1차에 24곳이 통과했다.

충남의 경우 업체당 노동자 수가 80.3명으로 전국 1위, 업체당 생산액은 633억2600만원으로 전국 3위를 기록했다.

'충북'은 이번 '강소기업 100'에서 38곳 기업이 지원해 1차에 15곳이 선정돼 선정 비율 39.5%라는 최고 타율을 나타냈다.

충남처럼 업체당 노동자 수·생산액이 전국 상위권이다. 충북 업체당 노동자 수는 70.2명, 생산액은 415억4300만원으로 17개 시·도에서 각각 4위를 보이고 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