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동싹싹클린 사업단 참여자들이 세탁기 청소를 위해 세탁기를 분해하고 있는 모습

 

▲ 남동싹싹클린 사업단은 지난 7월 싹싹클린 800건 돌파 기념과 함께 만수1동 경로당 2층으로 사업장을 옮겼다.

 

▲ 남동싹삭클린 사업단 참여자들이 전문기술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남동구노인인력개발센터


전문기관 교육·저렴한 가격
고객유치기념 이벤트 실시도
남동구청서 만수동으로 이전

평균 75세 어르신 8명 활동
2017년 145건 → 올해 385건
늘어난 사업 실적보다 좋은 건
일할 수 있다는 행복 만끽


세탁기 덮개를 분리하고 세탁물을 담는 세탁조를 떼어낸다.

세탁조를 씻기 전 튜브커버를 벗겨내고 본격적으로 세탁조 구석구석을 닦아낸다. 어디 남은 이물질이 없는지 꼼꼼히 살핀 뒤 개스킷·아웃튜브 등 부품을 씻고 다시 세탁조를 조립하면 세탁기 새단장이 끝난다. 이 과정 어느 한 순간도 어르신 손길이 닿지 않을 때가 없고 정성이 깃들지 않는 작업이 없다.

전문가 못지않은 어르신들의 가전용품 청소 실력은 세탁기에서만 발휘되는 게 아니다. 에어컨 역시 벽걸이든 스탠드든 상관없이 뚝딱 해체하고 씻겨내 새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남동싹싹클린' 사업단 어르신 8명은 인천시민의 세탁기·에어컨 청소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싹싹클린 인기비결, 전문성과 가격경쟁력

2015년 4월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 남동싹싹클린 사업단은 그 해 7월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경인지역본부와 남동구노인인력개발센터 간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출범했다.

2016년 1월 사업 참여자 근로계약서 작성을 시작으로 2월 세탁기·에어컨 사업자등록을 마친 사업단은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청소 서비스에 나섰다. 그 해 11월 '남동싹싹클린'이란 사업단 브랜드명이 확정됐다.

출범 전후 아산시니어클럽 세탁기코디사업단을 벤치마킹하고 참여자 기술교육을 실시해 사업단의 전문성을 높였다. 남동구노인인력개발센터 및 한국청소직업전문학원과 전문기술교육 위탁계약을 체결했다.

보건복지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성장지원센터와 연계한 기술교육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민간 청소업체 '디케이그린'과 업무협약을 맺고 어르신들의 청소 교육 등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남동싹싹클린 사업의 경쟁력은 이 같은 전문성과 함께 시중가보다 싼 가격에 있다.

세탁기 청소는 종류에 따라 ▲일반세탁기 4~5만원 ▲드럼세탁기 6~7만원이다. 에어컨은 ▲벽걸이 3만5000원~4만원 ▲스탠드 4만5000원~5만원으로 시중가보다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6~7만원 정도 저렴하다.


▲노년의 활기찬 삶 원동력

어르신들의 손기술이 알려지면서 사업단을 찾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

사업단 실적을 보면 2017년 145건이던 청소 실적이 2018년 445건으로 급증, 2019년 현재 385건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실적을 구체적으로 보면 세탁기 청소가 132건, 에어컨 청소가 253건이다. 세탁기 중에는 일반형 세탁기가 96건으로 드럼세탁기보다 수요가 많았고, 에어컨 중에는 스탠드형이 133건으로 벽걸이와 필터형보다 수요가 많았다.

사업단은 2017년 11월 100번째 고객 유치 기념 이벤트를 시작으로 2018년 3월 200번째 고객 유치 기념 이벤트 등 주민들 부름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행사도 빼놓지 않고 있다.

매출을 기준으로 보면 ▲2017년 662만원 ▲2018년 1957만원 ▲2019년 현재 1697만원으로 누적 4316만원이다.

실적이 점차 늘기 시작하자 더 높은 도약을 위해 사업단은 사무실도 이전했다. 사업단은 앞서 옛 남동구자원봉사센터 자리였던 남동구청 인근에 사업장을 뒀지만 올 7월 싹싹클린 800건 돌파 기념과 함께 만수1동 경로당 2층으로 사업장을 옮겼다.

사업 실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어르신들의 '삶'이다. 100세 시대에 법으로 정해진 '정년'은 너무도 짧다. 퇴직 후 제2의 삶에 도전하기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제2의 삶에 함께 도전하고 있는 사업단 참여자들은 든든한 동료이자 친구다. 만 60세 이상 어르신들로 구성된 참여자들은 함께 모여 일할 수 있다는 기쁨에 오늘도 발걸음이 가볍다.

사업단에 참여 중인 한 어르신은 "참여자 평균연령이 75세지만 일을 통해 좀 더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젊은 사람들보다 작업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서로 의견을 나누며 더 꼼꼼하고 세심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동싹싹클린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주민은 남동구노인인력개발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 신청하면 된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