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는 지난 8일 구리시청 민원상담실에서 독립운동가 노은 김규식 선생의 유족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11일 밝혔다.

선생의 생가터 표지판 설치와 시 공설묘지에 선생의 가족 묘지 조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김규식 선생은 구리시 사노동 출신으로 대한제국 말 부친을 따라 항일 의병 활동을 했고 한일 합병 이후에는 만주에서 무장 투쟁을 벌인 독립운동가다.

이후 선생은 후손들의 교육을 위해 힘쓰다 1931년 공산주의자에게 암살당했고, 1963년 건국 훈장 독립장에 추서됐다.

선생은 중국에 학교를 세워 독립군 인재 양성에 주력하던 중 공산당에 의해 피살된 직후 동포들이 화장 후 유해를 마의하 강가에 뿌렸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 중국에서 함께 활동하던 부인 주명래 여사와 그의 작은 아들 내외의 묘는 아직 우리나라에 송환되지 못하고 중국에 남아 있다.

노은 김규식 선생의 손자인 김건배(77)씨와 유족들은 그분들의 유해를 모셔오고 싶었으나 독립유공자 당사자의 유해 송환이 아니어서 국가보훈처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족들은 유해 송환을 포기하지 않고 20여 년간 노력을 했으나 절차와 방법이 마땅치 않아 막막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가 이 사실을 알고 유해를 모셔올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를 논의하기 위해 간담회를 갖게 된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유해 송환은 유족들이 진행하기로 하고, 시는 외교부(주선양 총영사관)와 긴밀하게 협조해 송환이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또 시 공설묘지에 노은 김규식 선생의 가족 묘역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김규식 선생의 생가터에 대해서도 국가보훈처에 현충 시설 지정 요청을 해놓은 상태로 현충 시설로 지정된 후에는 생가터에 대한 표지판도 설치할 예정이다.

안승남 시장은 "독립운동가와 더불어 그 가족에 대해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고 정의로운 나라로 가는 출발"이라며 "특히 시 출신의 독립운동가로 여러 가지 문제로 나라에서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시가 적극 지원해 독립운동가 자손에 대해 예우를 다함이 지자체가 해야 할 당연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은 김규식 선생의 손자인 김건배씨는 "유가족들의 염원이었던 할머니와 가족들의 유해를 드디어 송환할 수 있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명절이나 돌아가신 기일이 되면 인사드릴 곳이 없어 막연했는데, 시 공설묘지에 가족 묘역이 생기게 되면 맘놓고 찾아뵙고 인사드릴 수 있어서 무척 기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시는 앞으로도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지키는데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리=심재학 기자 horsepi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