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전력소비 최고치 경신
등산객 탈진증세 긴급 구조
농민들 출하 앞두고 초긴장
펄펄 끓는 가마솥 더위가 연일 인천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냉방기 사용이 늘면서 인천 지역 전력 소비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한편 농작물 출하를 앞둔 농민들은 혹시라도 피해를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평년보다 5도 높은 기록적인 더위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33.1도로 평균 온도(28.3도)보다 5도 가까이 높았다. 전날인 22일 낮 최고기온은 35.2도로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38.9도와 3도 차이에 불과했다. 인천에서 기상관측 이래 수은주가 가장 높이 올라갔던 때는 1949년 8월16일이다.

불볕더위에 최대 전력 소비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냉방기 사용이 몰리는 23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1시간 동안 최대 전력 수요는 647만㎾를 나타냈다. 여름 기준 역대 최대 전력 수요를 보였던 작년 7월25일 614만㎾(오후 4~5시)보다 5.4% 늘어난 수치다.

지난 22일 오후 6시쯤 인천 계양구 작전동 한 아파트에선 단지 내 변압기가 고장 나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도 있었다. 이 정전으로 840가구가 2시간 넘게 냉방기구를 쓰지 못했다.

▲폭염에 쓰러지는 시민들

푹푹 찌는 더위에 인천지역 온열질환자 수도 지난 5월20일부터 이날까지 총 33명으로 집계됐다. 등산객이 등반 도중 열사병 증세로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인천계양소방서는 지난 22일 오전 9시쯤 천마산 정상 쉼터에서 탈진 증세를 보이던 등산객 A(50) 씨를 구조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A 씨는 의식은 있었으나 상당히 지쳐있는 상태였다. A 씨는 수액 등 응급처치를 받고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하 앞둔 농민들, "큰 피해 없길"

폭염으로 농작물 출하를 앞둔 농민들도 긴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농작물과 축산 농가로부터 접수된 피해 신고는 없다. 그러나 조만간 포도나 수박 등을 출하해야 하는 농민들은 높은 기온에 혹여라도 발육부진이나 햇볕 데임 등의 피해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양식업을 하는 어민들 또한 당장 큰 피해는 없지만 고온으로 물고기가 폐사하는 등이 일어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역 양식을 하는 장태헌(65) 씨는 "날이 덥다고 하더라도 수온이 갑자기 오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며 "하지만 무더운 날이 이어지면 수온도 영향을 받는 만큼 하루하루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무더위는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다음 달 초까지 낮 기온은 33도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정회진·김원진·김신영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