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운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시의원
무엇이든 처음 마주하고 배워가는 것은 무척이나 마음 설레는 일이다. 더욱이 6월 지방선거 후 시의원으로 첫 발을 내딛는 의원으로서는 더욱 그렇다. 전체 인천시의원 37명 중에서 초선의원이 31명으로 필자 역시 그 중 한명이다. 이 때문에 현안 공부와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열정을 다한 첫 회기였다. 다행스러운 것은 나름대로 구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아주 낯설지만은 않았다. 지나고 나니 아쉬움이 남는 부분과 조금 더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하는 부분들이 마치 새내기 중학생처럼 느껴지고 더운 여름의 방학숙제처럼 다가온다. 그만큼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해야 하는 의정은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번에 필자는 나름 생각이 있어 깊은 고심 끝에 문화복지위원회로 자원하였다. 문화에 많은 관심이 있기도 하거니와 시민들에게 문화는 더 없이 소중하기에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임하였다. 문화가 시민들에게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서구 구의원 시절 경험을 통해 깊이 깨달았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이에 따라 먼저 문화공간의 공공성 분석을 위한 의원자료로 문화회관 운영현황 자료를 요구하였다. 문화예술회관이 시민들에게 가장 밀접한 문화 공간이기도 하거니와, 공공 기관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문화 사업을 벌여야 하는 최일선의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부족한 부분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성실히 자료에 응한 각 문화회관 담당자들께 감사를 드린다.

이번 자료는 공공 문화공간으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 등록된 회원기관으로 한정하였다. 인천시의 대표 문화공간이기도 하거니와 자료 산출이 가장 공정성 있게 다룰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공연장 가동률은 이런 기준으로 평가한다. '공연장 가동률(%) 공연일수+공연준비일수+기타행사일수×00, 365-(시설물점검:설비일수+연간점검일수)' 인천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부평아트센터와 중구·서구·남동·계양·학생교육문화회관 등과 송도트라이볼, 수봉문화회관 외에 강화문화회관을 포함하였다. 이 같은 기준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표적인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극히 저조한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물론 기관마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겠고, 예산과 조직이 뒷받침되지 않음에 따라 부득이 한 점을 염두에 두더라도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의 2017 가동률은 대·소 공연장 약 80%를 보이고 있다. 그 외에 재단으로 대표적인 부평아트센터가 70%대 중반이고 학생들을 위한 단체공연이 주를 이루는 학생교육문화회관이 비교적 활발한 가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2017 문예회관 운영현황 자료를 참고하면 인천의 경우 전체 가동률이 51.2%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나머지 다른 곳의 가동률은 30%대에 머무는 곳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이 경우에도 행사가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아 공연만을 보면 더욱 초라한 성적이다.
이것이 전국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고 말 것인지 인천과 대등한 광역시의 가동률을 살펴보았다. 서울 73.5%, 부산 82.9%, 대구 61.9%, 광주 79%, 대전 58.6%를 나타낸다. 다른 도시와 비교하여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짐을 알 수 있다. 인천보다 규모가 적은 도시에도 가동률만 보면 문화수준이 앞서간다고 보인다. 물론 단순비교로 평가할 문제는 아니지만, 이것은 개발중심 하드웨어에만 급급하고 정작 주민들을 위한 정책에는 소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전혀 300만 도시다운 문화정책이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공공 공연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은 없는 것일까? 이와 같은 문제의식으로 출발하여 향후 시민들을 위한 문화사업의 기초자료로 삼아 의정에 담아보고자 한다.
인천은 대한민국의 확실한 제3의 도시이다. 시민들을 위한 수준 높은 문화정책이 아주 필요할 때다. '문화민주화'를 넘어서 이제는 광역시다운 '문화 민주주의'를 실행할 때이다. 이에 필자는 인천의 문화발전을 위해서 시민들을 위한 4년의 의정을 성심껏 시작하려고 한다. 끝까지 초심을 가지고 매진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고 때로는 회초리를 들어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