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목 경기남부보훈지청 보훈과장
일명 '유모차 공수작전'(The Kiddy Car Airlift)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때는 1950년 한국전쟁 중, 중공군이 개입하면서 서울은 재차 위협을 받게 됐다. 상부의 퇴각명령이 내려졌고, 12월부터 연합군은 후퇴를 시작한다.
하지만 전쟁의 폐허 속인 서울엔 여전히 1000여명의 고아들이 남아 있었다. 이때 러셀로이드 블레이즈델 중령과 딘 헤스 미 공군 대령은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전쟁고아 1000여명을 제주도로 안전하게 수송해 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이 사건이 바로 유모차 공수작전이고, 주인공은 '전쟁고아의 아버지'라고 불리게 된 딘 헤스 장군이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이유도 모른 채 울기만 했던 아이들은 이들의 노력으로 기적적으로 구출될 수 있었다.
경기남부보훈지청에서는 6·25전쟁과 7·27 정전협정 기념일을 맞아 참전국 대표 학생들과 '어서와, 보훈은 처음이지?'라는 영상을 제작했다.
한국, 프랑스, 미국, 터키 학생이 출연해 나누는 '버라이어티 토크쇼'인 이 영상 1편은 보훈기념일, 2편은 전쟁영웅, 3편은 현충시설 편으로 구성됐다. 제2편인 전쟁영웅 촬영분에서 미국 대표 학생 사브리나양의 이야기를 통해 딘 헤스 장군이 소개된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한 고아원에 실수로 폭탄을 떨어뜨리게 됐고, 이후 속죄하는 마음으로 성직자로 된다.

이 후 한국전쟁에 참전하게 된 대령은 전쟁의 참혹함 속에 고통을 받고 있던 우리나라 어린 아이들을 내버려둘 수만은 없었고, 위험을 무릅쓰고 이들을 안전하게 피신시키는 데에 일조했다. 전쟁 후엔 제주도에 보육원을 설립하는 데에도 기여하게 됐다고 한다.
여기에는 자신의 과오(실수)에 대한 참회의 마음이 반영됐을 것이다. 또 그의 자서전과 영화의 수익금을 한국보육원에 보내며 남은 평생도 전쟁고아를 위해 힘썼다고 전한다.

이뿐만 아니다. 딘 헤스 장군은 F-51D 전투기 조종훈련과 한국 공군 전투조종사 양성을 진두지휘하며 항공작전이 취약했던 한국 공군을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던 '한국공군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좌우명인 '신념으로 하늘을 난다(By Faith, I Fly)'를 반영한 '신념(信念)의 조인(鳥人)'이라는 문구를 전투기에 새기고 1년간 총 250회의 비행을 하며 한국전쟁에 기여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그의 헌신적인 노력을 기려 1960년 무공훈장을 수여하고, 2014년에는 제주도에 기념비를 건립했다. 또 딘 헤스 장군은 2018년 10월 국가보훈처 '이달의 전쟁영웅'으로 만나볼 수 있다.
올해 7·27 정전협정 기념일을 맞이해 장군의 숭고한 뜻과 거룩한 정신을 떠올려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