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들인 시범장비 일부단지서 작동 안돼
시, 2년간 운영실태 점검 한번뿐
아파트 관리비 문제를 바로잡는다며 인천시가 수억원을 들여 설치한 입주자대표회의 실시간 방송이 일부 단지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지난 2년간 한 차례만 점검에 나서며 불투명한 운영을 부채질했다.

인천시는 최근 '우리 아파트 생생방송'을 시범 운영하는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장비 문제로 실시간 방송이 끊긴 사실이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생생방송은 잘못된 아파트 관리비 집행을 바로잡고, 투명한 입주자대표회의를 정착시킨다며 시가 지난 2016년 도입한 사업이다. 당시 시는 인천지역 20개 아파트 단지에 방송 장비를 설치했다. 단지마다 800여만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시는 "관리 비리 예방에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며 올해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지만, 일부 단지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때 정작 실시간 방송이 중단되거나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은호(민·부평구1) 시의원은 최근 도시계획국 업무보고에서 "몇몇 아파트 단지에서 회의 때 녹화 장비를 끈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시스템인데 작동조차 안 되면 많은 돈을 들여서 설치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시는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때 실시간 방송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입주자대표회의에 맞춰 장비를 손봤다는 점도 석연찮은 대목이다.
생생방송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나도록 시가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것도 고작 한 번뿐이다.

시는 지난해 11월 생생방송이 운영되는 20개 단지에서 장비 작동 여부를 살펴보고, 주민 설문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평상시 입주자대표회의가 실시간 방송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올 들어 현장 점검에 나선 실적도 없다.

생생방송 장비는 하반기 30개 단지에 추가로 설치된다. 올해 지원 예산은 3억원이 편성돼 있다. 시 관계자는 "추가 설치가 끝나면 연말쯤 현장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