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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어있다. 따라서 수렵과 자연물 채취의 시대를 지나 정착농업이 시작된 이래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왔다. 그리고 육종에 의한 품종개량으로 획기적인 식량증산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기존의 교배육종은 가용 유전자원의 고갈로 한계에 다다르고 있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구를 부양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교배육종의 단점을 해결하기위해 등장한 신기술이 바로 외래 유전자를 전환하는 GMO 생산 기술이다.

그러면 왜 GMO가 미래식량의 주역이 될 신기술이며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혜택을 주게될까? 지금까지 개발된 GMO 중 콩이나 옥수수의 예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또 전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있기 때문에 제외하고 다른 가까운 예를 들어보자. 

1990년대에 미국 하와이의 파파야는 링스팟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50%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그러자 미국 코넬대 식물학자인 데니스 곤잘브스 교수가 이 바이러스에 저항성을 갖는 레인보우라는 GM 품종을 개발하여 1997년 9월 생산 및 판매허가를 받았다. 

하와이 당국이 반대론자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파파야 종자를 농민에게 무료로 공급하여 현재 하와이 파파야 농가의 75%가 이 품종을 재배하고 있으며 농민과 소비자가 모두 만족하고 있다. 이 파파야는 현재 미국에서 자유롭게 재배되는 유일한 GM 과일이다.

다음은 황금빛을 띠고 있어 황금쌀로 불리는 GM 쌀이다. 이 쌀은 베타카로틴 유전자를 집어넣어 섭취시 비타민A로 전환되게 만든 품종이다. 쌀은 세계적으로 35억명 인구의 주식이며 하루 필요 칼로리의 20%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주요작물이다. 

이 품종이 개발도상국에 보급되면 전 세계적으로 비타민A 부족으로 실명의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5세 미만 아동의 1/5인 대략 127백만의 아동과 매년 사망하는 60만명의 아동들을 구할 수 있다. 

이 품종은 스위스의 잉고 포트리쿠스박사와 독일의 피터 베이어 교수가 공동개발하여 2000년 1월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바있으며 곧이어 타임지에 표지를 장식하며 크게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보급의 걸림돌은 32개의 다른 회사와 대학이 가지고 있는 70개가 넘는 특허가 아니라 생물다양성을 위협하고 잠재적 건강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대론자들이다. 반다나 시바같은 인도의 환경운동가는 황금쌀이 소비자와 가난한 농부를 희생시켜 GMO를 지원하는 트로이 목마같은 속임수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수많은 아동들이 희생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근거없는 위험성을 주장하면서 보급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런 반대가 진정 인류와 환경을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그들의 눈에는 영양실조로 신음하고 죽어가는 아동들은 안보이고 근거도 없는 잠재적 위험성만이 보이는가?

(전) 농업생명공학연구원장 김호일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