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장
행정은 신뢰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기초자치단체 장이 지역실정과 주민 의견을 폭넓게 파악하고 수렴해 극도로 정제된 정책을 펼치고, 행정 수요자인 주민이 이를 믿고 따를 때 정책은 성공적으로 실현되고 주민 복리는 증진된다고 할 수 있다. 자고로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 하지 않던가. 특히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주민 생활과 밀착되어 있고, 기초자치단체 장이 어떤 가치관과 경향성을 갖느냐가 주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신뢰가 더 없이 중요하다.
새로운 구청장 임기 초를 맞아 각종 언론매체 인터뷰와 행사장의 인사말을 통해 신임 구청장 포부와 생각을 접하게 된다. 대부분 이 기간에 고민과 연구를 통해 그려진 그림이 임기 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이 시기에 많은 주민과 이해관계자가 각종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구청장 입을 주목하는 까닭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사이 신뢰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신뢰는 구청장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을 기반으로 형성되며, 그 일관성을 통해 얻어진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무신불립을 굳이 끄집어 내는 이유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에서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서구청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재현 구청장의 과거와 현재를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이 서구청장은 2016년 4월 당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으로 세계 최대 수도권쓰레기매립지를 세계 최고의 친환경 복합테마파크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드림파크로 만들어 놀이공원과 호텔 등을 유치함으로써 쓰레기매립지를 '황금의 땅'으로 만들겠다며 매립지 토지활용방안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그가 발표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자. 87만4000㎡에 테마파크와 워터파크 리조트 콘도를 유치하고, 제1매립장 321만4000㎡를 드림파크CC와 골프 빌리지, 드림 헬스케어타운으로 조성하며, 제4 매립장 388만9000㎡는 태양광 발전시설과 신생에너지 박물관 체험시설로, 그리고 경인아라뱃길 남쪽 133만2000㎡는 쇼핑몰, 아울렛 메가쇼핑 블록, 호텔 등으로 개발함으로써 연간 약 3500만명의 고용을 창출해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로 작용하게 하고 수도권매립지에는 약 20년간 안정적인 잉여소득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이재현 사장은 미국 뉴저지 방문을 마친 후 세계 4위의 놀이시설업체인 식스프래그 측과 구체적인 투자협의를 했고, 세계 최고의 다국적 복합기업인 트리플 파이브그룹과 청라 k-city 프로젝트에 총 사업비 1조원의 투자확약을 체결했다고도 했다.

불과 2년여가 지난 지금 보면 이 구청장 생각과 말이 전과 같지 않다. 신뢰를 생각한다면 '그 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기보다는 무엇이 그의 생각과 말을 변하게 했는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서구 지역과 주민들 사이에 수십년간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수도권매립지의 사장을 역임하고 최근 서구청장으로 취임한 이 청장은 누구보다 매립지 사정과 지역주민 요구를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이 구청장은 무신불립의 고사를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서구의 수장으로서 지역주민이 그토록 기다리는 테마파크 조성에 앞장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