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온 '이열치열' 몸보신 발길
삼계·초계탕·냉면집 장사진
손님 몰려와 대기줄 수십m
"기다리다 지칠라" 헛 걸음도
동물원 '얼음과일·생선' 특식
초복인 17일 도내 전문 보양음식점은 찜통더위 습격에 응전하기 위한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시민들은 삼계탕과 살얼음을 띄운 초계탕을 먹으며 냉온으로 더위에 지친 몸을 재충전했다.

17일 오전 11시20분쯤 수원 팔달구 인계동 한 초계국수전문점 앞. 점심을 먹기에 이른 시간임에도 손님들이 30여m까지 줄지을 정도로 붐볐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손부채 질과 휴대용선풍기로 더위를 쫓으며 순서를 기다렸다.

김모(28)씨는 "평소 초계탕을 잘 먹지 않지만 너무 더워 몸보신하기 위해 찾았다"며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오래 기다리더라도 꼭 먹고 기력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음식점도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수원 인계동 한 삼계탕 전문점은 평소에는 하루 적게는 5~6 테이블 밖에 받지 못했으나, 이날은 손님들이 워낙 많아 종업원들이 가게에 걸려오는 전화도 제때 받지 못할 지경이었다.

이 같이 감당할 수 없는 손님들을 피해 다른 식당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이모(31)씨는 "시원한 초계탕을 먹으려 했는데 줄이 너무 길다. 기력을 회복하려 찾았다가 오히려 더 지칠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점심시간 용인 성복동 한 냉면집도 손님들로 붐비긴 마찬가지였다.

70여석 규모의 테이블은 발 디딜 틈 없이 만석이 됐고, 또 다른 유명 평양식·함흥식 냉면집도 대기 순번이 생길 정도로 사람들로 꽉 찼다.

수원 조원동 한 2층 규모의 삼계탕 전문점은 10대 수용 가능한 주차장은 물론 인근 아파트 단지 주자창이 꽉 찰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다.

소방관들도 삼복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보양식을 먹었다.

이날 낮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소방서를 찾아 직원 100여명과 함께 삼계탕 한 그릇을 먹으며 기력을 충전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구슬땀을 흘리며 대원들의 몸 건강을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대원들은 삼계탕으로 몸보신을 하고, 시원한 과일을 먹으며 몸을 재충전했다"고 밝혔다.

동물들도 복날을 맞아 모처럼 시원한 보양식을 맛봤다.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은 이날 무더위에 지친 동물을 위해 특식을 준비했다. 기린과 코끼리 등 초식 동물에게 꽁꽁 얼린 수박과 사과 등 과일이 제공됐고, 추운 북극에 사는 북극곰은 얼음 꽁치를 맛봤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