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당선인·인수 준비위, 인천시 공무원과 첫 대면
경인고속도 일반화 사업 문제
국비 미확보에 대한 질타 이어

수년 끌어온 로봇랜드 조성 등
느슨한 행정력 제기하며 지적

루원시티2청사 재검토 시사도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이 지역 현안을 놓고 20일 인천시 간부 공무원들과 마주 앉았다.

인수위원회 성격의 '새로운 인천, 준비위원회'가 시정 업무를 파악하는 공식적인 첫 회의였다. 6·13 지방선거가 치러진 지 일주일 만이다.

"업무보고라는 단어는 지양했으면 좋겠다. 새롭게 출발하며 협의하는 자리다"(박 당선인), "점령하러 온 게 아니니까 있는 그대로 말해주면 그에 맞춰 비전을 만들겠다"(신동근 준비위원장)는 인사말로 시작했지만, 정책에 대한 질의응답이 진행되면서 "행정이 느슨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선6기 사업 일부의 재조정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나왔다.


▲박남춘 "경인고속 일반화 설명 필요"

박 당선인은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에 국비 지원을 요구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날 큰 틀에서 시정 철학을 설명한 박 당선인이 특정 사업에 대해 질의한 건 경인고속도로 일반화가 유일했다.

박 당선인은 "인천시민이 경인고속도로 통행료를 투자비 이상으로 부담했고, 고속도로 기능을 잃어 일반도로로 전환하는 만큼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충분한 논거가 된다"며 "국비를 요구했는지, 국토교통부가 수용하지 않았다면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인고속도로 인천 기점부터 서인천 나들목까지 10.45㎞는 지난해 말 관리권이 인천시로 넘어왔다. 개통된 지 50년 만에 인천 도심을 동서로 갈랐던 구간이 일반도로로 바뀐 것이다.

시는 2021년까지 옹벽과 방음벽을 철거하고, 2024년을 목표로 주변지역 개발에 나서려고 한다. 총 사업비는 4000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전액 시비가 투입된다.

박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선거철이 되니까 부랴부랴 일반화를 서두르면서 (국비를 지원받기 위한) 합당한 주장조차 못했다. 시장에 당선되면 중앙정부와 협의에 나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인고속 일반화 사업의 변화를 예고한 대목이다.



▲도시공사 이전 등 민선6기 사업, 재검토 가능성도

준비위원들은 월미모노레일이나 로봇랜드, 항운·연안아파트 이주 등의 현안이 풀리지 않은 점을 문제삼았다.

유동수 준비위원은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지난 4년간 진전이 없었다. 행정이 느슨했다"고 지적했다.

민선6기에서 추진한 루원시티 제2청사 건립 사업은 재검토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시는 신청사 건립 계획을 발표하며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에 인천도시공사·종합건설본부 등 9개 기관을 모으는 제2청사를 짓겠다고 밝혔다.

당초 시교육청을 옮기려던 구상이 무산되자 산하기관으로 이전 대상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원도심에 자리한 기관을 신도심으로 옮긴다는 점에서 반발이 나왔다.

이날 유 준비위원은 "도시공사만 놓고 봐도 상징적으로 원도심에 자리하는 게 기관 취지에도 맞다"고 말했다.

이용철 인천시 기획조정실장은 "루원시티 제2청사는 계획만 있고, 아직 구체적 행정이 진행되지 않았다. 민간 앵커(개발 거점) 시설 유치 등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여지를 남겼다.

민선6기의 여성·복지 정책을 겨냥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여성 전문 인재를 키운다는 취지의 '신인(新人) 여성' 사업에 대해 이명숙 준비위원은 "신인 여성을 발굴한다고 했지만 어떤 활동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행사성으로 사업이 치우치고 있다. 내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분 준비위원도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세워진 복지 예산들이 있다. 이런 사업들을 중지하고 협의 후에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학·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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