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매섭게, 때론 해맑게…두 얼굴의 굿 닥터
▲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이 개원 이후 4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에도 인천지역 대표 병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는 김영인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장의 지역 의료 공공성, 환자중심병원을 위해 매진하겠다는 소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사진은 김영인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장 인터뷰 모습.

개원 4주년 맞은 신생병원 생존법
'환자'라는 생각에 교수들 채찍질
대학병원 다운 전문가진료 강조로
실적 늘고 적자 구조 조금씩 개선

화려한 병원장실은 쉽게 내줘도
의대생들 인성만큼은 포기 못해
타대학보다 인문학 수업 열올려

인천인연 짧지만 공공성 거듭 고민
교류·봉사로 지역사회와 호흡할 것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이 인천지역 대표 병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개원 이후 4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지역의료 공공성, 환자중심병원을 위해 쉼 없이 매진해 온 결과다.

인천 병원으로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이 시민들 마음 한 켠에 들어서게 된 데는 김영인(55) 병원장의 역할이 한 몫했다.

철두철미하지만 때론 부드럽고, '굿 닥터'를 지향하는 그의 소신이 오늘의 국제성모병원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쉼 없이 달려온 4년

지난해 5월 병원장에 오른 김영인 병원장은 국제성모병원 개원부터 참여해 왔다.

올 2월로 개원 4주년을 맞은 국제성모병원은 구석구석 김 병원장의 손길이 묻어 있다. 자연과 사람, 문화와 재미가 어우러진 메디컬 테마파크를 제시한 국제성모병원 현 모델도 그의 아이디어다.

"국제성모병원 개원부터 함께 참여 했습니다. 그동안 행정부원장 역할을 했지만 어떻게 운영하고, 어떻게 가야하는지가 중요하다 보니 교수들한테는 매서운 사감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죠. 그동안 직원들에게는 환자 중심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는 병원장 취임 이후 줄곧 조직문화 개선을 강조해 왔다.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좋은 직장환경을 만들어 직원 즉 내부고객 만족도를 높여야 외부고객 즉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인천지역 대학병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았다. 내부적인 문제를 시작으로 수익까지 해결해야 할 난제가 하나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1년 전과 비교해서 환자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실적도 늘고, 적자 구조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교직원들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가 안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은 큰 결실입니다. 개인적으로 국제성모병원이 2%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제는 1% 정도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천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

국제성모병원 개원으로 사실상 인천과 첫 대면을 하게 된 김영인 병원장. 사실 그는 그동안 부평성모병원을 오가는 것 외에는 인천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인천 서구에 국제성모병원 개원이 확정되자, 직접 설계부터 참여하며 인천과 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는 교수들에게는 대학병원다운 전문가 진료를 강조하고 있다.

"국제성모병원은 대학병원다운 전문 진료를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환자중심은 병원이 당연히 가야할 길이죠. 치료가 잘되는 건 기본이고, 전문성을 특화해 종합병원과 차별화되는 대학병원이 돼야 합니다. 국제성모병원은 신생병원이라 최신 장비로 세팅이 된데다 올 하반기에는 수술방 개선, 수술 로봇 활용이 예정돼 있습니다. 끊임없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교수들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뒤늦게 인천과 맺은 인연이지만 김영인 병원장은 이제 인천 사람이 다 됐다고 분명히 밝혔다. 지역을 이해하게 됐고, 인천 지역 사회에서 대학병원의 공공성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도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인천 대표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공공성을 고민하다보니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병원이 위치한 서구를 중심으로 구청이나 지역 기관들과 MOU를 체결하고 호흡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병원의 정체성인 봉사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국제성모병원은 올 3월 라파엘 봉사단을 구성, 인천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지역 최초로 호스피스 완화의료 도움 제도를 진행, 형편이 어려운 말기암 환자를 위한 완화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겸손한 탱크', '굿 닥터' 김영인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김영인 병원장의 별명은 '탱크'다. 한번 마음먹은 일은 반드시 성공하고야 하는 추진력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프로세스를 강조하는 그의 업무 방식은 병원 곳곳에서 어떤 일이 벌이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단초를 만들었다. 모든 과정이 투명하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병원장이라면 갖고 있을 법한 화려한 사무실 하나 갖고 있지 않다. 국제성모병원 본관에 있던 기존 병원장 사무실을 병원 성당을 짓는데 기꺼이 내놨다.

김 원장은 연구실 한 켠을 자신의 사무실로 고집하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가톨릭병원으로 병원장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또 교수들과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서는 같은 연구 공간에 있는 게 좋죠. 수시로 교수님들을 만나 논의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선임자로 솔선수범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투명하지 않으면 일관성이 없고, 원칙이 없으면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국제성모병원장으로 그는 가톨릭관동대학교 업그레이드에도 주력하고 있다. 가톨릭관동대가 된 2014년 9월 이후 그는 모든 커리큘럼을 바꿨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해 이른바 훌륭한 의사들을 키우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그는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항상 '굿 닥터'를 강조하고 있다. 기술자가 아닌 좋은 의사, 인간다운 의사를 만들기 위한 그의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됐다.

"학생들을 위해 의학 인문학 프로그램을 타 대학보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매달 교과과정 위원회가 열리는데 어떻게 하면 혁신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죠. 기술은 나중에라도 배울 수 있지만 인간은 못 만듭니다. 과거와 다른 환경, 세대차이 등을 고려해 대학에서만이라도 의사가 갖춰야 할 인성을 길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원장이 관심있는 분야는 또 있다. 대학선발 시 외국인 전형이다.

"외국 학생들 중에는 봉사 중인 선교사 자녀들이 있습니다. 나중에 이들이 의사가 돼 자기 나라로 돌아가게 되면 자기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세계 인재를 키우는 것 역시 대학과 병원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나면 그때는 이 학생들이 국제성모병원에서 배운 의술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국제성모병원의 계속되는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김영인 병원장. 그는 앞으로 있을 변화만큼이나 국제성모병원의 미래가 밝다고 자신했다.

"국제성모병원의 변화는 몇 년 후면 체감하게 될 겁니다. 우리 스텝들은 젊지만 충분한 트레이닝을 받고 있습니다. 인천지역에서 앞서 갈 국제성모병원을 자신합니다."

/글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사진 양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