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으뜸 맛집' 안양 부림동 일본요리 전문점 '해조' 김효진 대표
20여년간 '숨은 선행'…"홀몸어르신 음식 대접·복지시설 후원하고파"
"평소 어려운 이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안양시 동안구 부림동에 위치한 일본요리 전문점인 '해조' 김효진(51) 대표.

그는 평소 이웃돕기에 남몰래 발 벗고 나서고 있는 '숨은 천사'다.

김 대표는 "저의 작은 성의가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자신의 선행이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다면서, 부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의 선행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

"20여년 전 어느 날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아프리카의 빈민국 어린이들이 배고픔과 질병에 고통을 받고 있는 장면이 나왔어요. 그 모습을 보고 정말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이후 곧바로 유니세프(Unicef)에 정기 후원자로 가입해 후원을 시작했다.

어려운 이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을 지닌 그의 선행은 노약자나 주변의 어려운 이웃, 그리고 사회복지시설 등의 후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별하게 돕는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그냥 저의 작은 성의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감사할 뿐이에요."

그의 선행은 10여년 전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뼈아픈 고통을 겪었던 경험과도 무관치 않다.

"강원도 춘천에서 의류업을 하다 2005년도쯤 사기를 당한 적이 있었어요. 그 뒤로 폐업을 하고 몇 년 동안 정말 힘들 게 지낸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어려운 이웃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어요."

그는 남편과 아들이 있는 춘천에서 홀로 올라와 언니가 생활하는 안양에 정착, 억척스럽게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년 만에 가족과 주변의 빚을 정리하고, 2008년 이곳에 몸담은 뒤, 4년여 전부터 식당을 직접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맹렬 여성이다.

"무엇보다 어엿한 대학생으로 성장한 아들한테 제일 미안하고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한창 엄마의 사랑과 손길이 필요할 때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아들을 돌봐준 시댁 어른과 남편한테도 같은 마음이고요."

그의 식당은 지역에서 일본요리 전문식당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곳은 경기도로부터 2014년 8월 '으뜸 맛집'으로 지정될 정도로 맛과 위생, 서비스 등 3박자를 고루 갖춘 우수한 음식점이기도 하다.

여느 식당과 마찬가지로 그도 해조일식에 세심한 정성을 쏟고 있다.

"저의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매일매일 정성을 다하고 있죠. 사소한 것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매일매일 제가 직접 식재료와 식당의 위생상태 등을 꼼꼼히 챙기고 있으니까요."

김 대표는 식당 직원들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지금의 자신을 꿈 꿀 수도 없었다면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지금까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 참 많았거든요. 하지만 그때마다 직원들이 함께 해줘서 이겨낼 수 있었고, 게다가 늘 잊지 않고 찾아주는 고객들이 있었기에 더욱 힘을 얻고 있어요."

그는 고객들이 맛있게 식사하고 돌아가면서 '즐겁게 식사했습니다'라고 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그 말을 계속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식당 운영을 그만 두어도 이웃돕기는 힘닿는 데까지 계속하고 싶다"면서 "앞으로는 독거노인을 식당으로 초청해 음식대접도 하고 싶고, 또 복지시설 후원이나 무료급식소에 음식재료 기부 등에도 나서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안양=송경식 기자 kssong02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