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청소년 공동체 '세움' 활동가
부천역서 '교육감·도지사·시장 선거'


모의 투표 결과도 발표 예정 … 참정권 고찰 기회

"13일 선거 당일 부천 북부역에서 청소년들이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를 합니다. 직접 뽑은 교육감과 시장, 도지사 결과 발표도 할 예정이에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실제 투표함도 빌렸어요."

'청소년 참정권' 논의가 활발한 요즘, YMCA를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청소년 투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김민재(27)씨가 속한 청소년인권공동체 세움 역시 참정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행사를 열었다. 투표권 없는 청소년들이 부천 지역 단체장을 직접 뽑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지난 몇 달간 세움 활동가들은 캠페인 홍보 피켓을 들고 길거리를 뛰어다녔다.

지난해 공식 설립된 세움은, 부천 지역을 중심으로 청소년의 권리에 대해 고민하는 단체다. 현재 활동 중인 청소년 수는 약 30여명. 이들은 각자 모임을 만들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페미니즘 모임 '소란'은 최소 한 달에 2번씩 모여 책을 보고 토론한다. 때로는 함께 영화를 보거나 야외로 나가 여성주의에 관해 고찰한다.

또 청소년 열댓명이 소속된 팟캐스트 모임은 '학교탈출 쇼쇼쇼'와 '쭉정이 토론'이라는 방송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자신만의 주제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녹음하고, 직접 편집하고 있다. 아직은 들어볼 수 없지만 6월 이내로 부천시민미디어센터에서 운영하는 마을 미디어 채널에 올릴 계획이다.

여기서 김민재 씨는 세움 언론 분과를 맡아 청소년 모임 및 사업 대부분을 지원하고 있다. 팟캐스트 방송에서는 프로듀서를, 글쓰기 모임에서는 단체장을 또 세움 내 청소년 캠페인을 계획하고 주최하기도 한다.
"19살에 아주 우연히 부천 시민연대 청소년 단체를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인터넷으로 부천 소식을 전하는 IT기자단으로 활동했었죠. 처음 시작은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함께 공감하며 활동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의미가 됐죠."

여전히 청소년 권리 활동이 즐겁다고 말하는 그에게도 고민이 있다. 이십대 후반,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해 결정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때는 직업으로서의 활동가를 꿈꿨다는 김씨는, 지금은 청소년 지원 기관에서 일하는 꿈을 키우고 있다. 부천 지역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배우며 평일에는 청소년 센터 자원 활동을 하러 간다. 평생 청소년 권리 운동에 귀 기울이며 살고 싶다는 의미에서다.

"가끔 '나도 꼰대인가?' 고민을 해요. 청소년 활동가들이 내놓는 새로운 생각과 논의점을 들으며 많이 생각하죠. 그렇게 교류를 하며 많이 배우고, 이를 통해 좋은 활동을 계속 이어가는 것 같아요."

한편 세움은 선거 전까지 부천 지역 기초단체장을 뽑을 청소년 선거인단을 모집한다. 이후 미리 신청한 청소년에 한해, 13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부천 북부역 상상마당에서 투표를 진행한다. 또 부천 지역 외 청소년들도 전국YMCA총연맹에서 진행하는 투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만 19세 미만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선거인단 등록 후 가능하다. 사전투표는 지난 주에 끝났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선거 당일날 투표할 수 있다.

/글·사진 김은희 수습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