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단지 옆 아파트, 해결책 없어 주민만 고통
"지난 3월에 입주한 뒤로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계속 나요. 아이를 키우다보니 발암물질이라도 있을까봐 마음을 놓을 수 없네요."

올 초 입주한 인천 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악취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인근 공장단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24일 남구청에 따르면 올 3월부터 구청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에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A아파트 주민들의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주민들은 "탄 냄새를 견딜 수 없어 민원을 넣는다. 눈이 뻑뻑하고 목이 칼칼할 정도"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일부 단지는 주변 공장과 불과 5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대기질 검사를 철저히 하고 악취 원인을 밝혀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구는 민원이 접수될 때마다 현장에 나가 대기질을 측정하고 '악취포집기'를 통해 냄새를 모은다. 모은 냄새를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에 넘기지만 매번 '기준치 이내'라는 분석 결과만 나올 뿐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악취가 인근 공장에서 나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검사 결과가 기준치 이내로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며 "기존에 사람이 살지 않던 지역이라 주민들이 악취를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악취가 계속되자 답답함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여름이 다가오고 있어 걱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날 오후 A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민 B(30)씨는 "2월에 입주했는데 그 때부터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며 "집에 있는 아이도 냄새가 고약하다며 창문을 닫자고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C(40)씨는 "주방에서 문을 열면 냄새가 코를 찌를 정도로 기분 나쁘다"며 "주민들을 생각해서라도 구체적인 원인과 유해 여부 파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분석 결과를 보면 공장에서 발생한 냄새더라도 배출허용 기준을 준수한 것으로 파악된다"이라며 "냄새는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채취와 분석 자체가 어렵고 주민들의 체감 정도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김신영 ·임태환 수습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