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측정소 미세먼지는 '매우 나쁨' … 엉뚱한 발표에 비난
인천항 1부두에서 발생한 화물선 화재로 인천 중구 신흥동 일대가 잿빛 하늘로 뒤덮였지만 인천시는 오히려 대기오염 수치가 기준치 이내라고 엉뚱하게 발표했다.

신흥동과 동인천역 일대 인현동 시민들은 연기로 며칠 째 기관지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시는 기본 자료 검증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대기 질에 이상이 없다고 밝혀 비난을 사고 있다.

23일 인천시와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시는 지난 22일 '인천항 주변 황산화물(SO2) 등 기준치 이내 측정'이라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내놨다. 시는 21일 오후 6시, 22일 오후 1시 기준으로 인천지역 17곳의 고정 측정소를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PM10·PM2.5), 황산화물(SO2), 이산화질소(NO2), 산화질소(NO) 등의 대기오염정도가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시가 발표한 내용과 다르게 인천항과 가장 가까운 신흥측정소의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 초미세먼지는 '나쁨'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오후 6시 기준 신흥측정소의 미세먼지 농도는 174㎍/㎥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초미세먼지 농도는 57㎍/㎥로 확인됐다. 실제 대기질 측정값과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이 다른 이유였다. 화재가 일어난 지 사흘이나 지났지만 신흥동과 동인천역 일대 시민들은 연기로 인해 일상생활에 크게 불편을 느끼던 상황이었다.

시는 그 날 오후가 되서야 '신흥과 송림·송도 지역의 대기 오염 정도는 일부 나쁨수준으로 나타난 경우도 있었다'고 공지했다.

더구나 고정 측정소에만 의존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이동해서 대기질을 조사해야 하는데, 기존에 설치된 고정 측정소를 통해 오염 정도를 분석한 것도 현실과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화재 당일 날 1부두와 동인천역 근처 등 4곳의 대기를 이동, 채취했다"며 "채취한 시료에 대한 분석 결과는 24~25일쯤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김예린 수습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