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대선 구호 차용 여당 존재감 드러내기
유정복 '부채제로'로 재정건전화 다시 내세워
문병호 민주·한국당 견제전략 '정권교체' 강조
김응호 진보 정당의 정체성 부각한 '평등' 담아
6·13 지방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인천시장 후보들이 '4인 4색'의 선거 슬로건을 확정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인천 새로운 시작'과 '든든한 인천시장'으로 슬로건을 정해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인천 새로운 시작'에는 인천시장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든든한 인천시장'은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구호였던 '든든한 대통령'을 차용한 표현이다. 여당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내세우는 전략으로 읽힌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박근혜 정권의 난맥상으로 '이게 나라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적폐 세력'을 청산하고 상식과 원칙으로 시스템이 돌아가는 새로운 인천을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는 3가지 구호를 함께 제시했다.

'부채 제로 도시, 복지 제1도시'에는 유 후보가 민선6기 성과로 꼽는 재정 건전화와 재선 의지가 숨어 있다.

'일 잘하는 인천시장'이라는 슬로건도 마찬가지다. 유 후보 측 관계자는 "여기엔 이미 검증된 후보라는 뜻이 담겨 있다"며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나아가겠다는 의지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또 '라임(Rhyme·힙합 가사에 쓰이는 반복 글자 표현)'을 맞춘 '시장은 정복, 시민은 행복, 인천은 축복'이라는 구호도 함께 쓰고 있다.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의 슬로건은 '진짜 인천 교체, 시민의 삶을 일으켜라'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동시에 견제하면서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시민의 삶만 보살피는 시장'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거대 양당의 핑퐁 놀이로 시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인천에서 진짜 정권 교체를 이뤄서 시민의 실질적 삶을 보살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의당 김응호 후보는 진보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부각한 '모두를 위한 평등도시 인천'으로 슬로건을 정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특정한 계층에 한정되지 않고 청년·여성·노동자·노인·아동·성소수자 등을 아울러 인천시민 모두에게 평등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순민·곽안나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