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생각 파악하는데 집중"...극단적 비관론엔 선 그어

 북한이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적으로 취소하자 청와대는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면서 향후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이날 새벽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를 비난하고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밝히자 관계 부처와 대책을 논의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어서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는 게 우선"이라며 "북한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스선더 훈련의 규모를 비롯해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국회에서 강연과 저서 출간기념 기자간담회를 한 것 등이 원인일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도 청와대 측은 파장을 우려,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참모들은 오전 현안점검회의에서 이구동성으로 '신중 대처'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의 이번 발표가 전체의 '판'을 흔들 것이라는 극단적 비관론에는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발표한 담화를 통해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북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를 비롯한 미국 고위관리들이 '선핵포기 후 보상' '리비아식 핵포기방식' '핵·미사일·생화학무기 완전폐기' 등을 밝히고 있는데 대해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에서 리비아를 모델로 한 일괄타결방식이 거론되고 일방적인 북한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