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행사 아닌 의미 있게
학교장 재량 문닫는 곳도

사제지간 축구대회부터 교직원 밴드 공연에 캐릭터그리기 대회까지, 경기도내 곳곳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를 위해 준비했던 스승의 날 ‘행사’가 아닌, 학생과 교사가 함께 하는 의미 있는 시간들을 만들면서 스승의 날 풍경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스승의 날 행사를 따로 하지 않았던 광명 충현중은 올해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사제지간 축구대회와 응원전으로 스승의 날을 보내기로 했다.

충현중 학생자치회 소속 학생 24명이 낸 아이디어 중 선생님과 학생들로 팀을 나눠 체육대회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이 호응을 얻었고, 학교 내에서 ‘사제 공감의 날’을 운영하던 것에 착안에 학생들이 직접 학교에 축구대회를 제안했다.

교실에서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스승과 제자지만, 운동장에서 공 한번 차보는 일은 흔치 않았기에 학생과 교사들 모두 흔쾌히 축구대회 개최를 동의했다.

14일 오후 열린 축구대회에서는 교사팀으로 교장선생님을 포함한 남성 교사 11명이 뭉쳐 전·후반을 모두 뛰었고, 학생팀으로는 전반전은 1·2학년 학생들이, 후반전은 3학년 학생들이 팀을 이뤘다. 이날 경기는 전반전 7대 1, 후반전 3대 2 스코어로 전·후반 모두 교사팀이 승리했다.

충현중 관계자는 “선생님을 위해서 뭔가를 하는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체육대회 등을 통해 교사와 학생이 친밀해지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며 “아이들이 교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시간이 되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산 필봉초는 교내 시청각실에서 제2회 ‘작은 음악회’를 열어 교직원 밴드와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공연을 했다.

안성 공도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우리학교 선생님 캐릭터 그리기대회’를 진행했다.

공도중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선생님을 직접 캐릭터로 그리면서, 친숙한 마음을 표현하는 시간이 됐다”며 “단순히 꽃을 달고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교내 갤러리에 전시회도 가지면서 오래도록 교사와 학생 모두가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광명북중은 스승의 날 당일 학년별로 관내 구름산과 도덕산을 등반하기로 했다. 등산을 통해 학생과 교사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마련했다. 화성청계중은 학생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등교시간 동안 학생과 교사들에게 공연을 선보이기로 했다.

스승의 날을 맞아 학교장 재량으로 하루 동안 문을 닫는 학교도 24곳(초 2곳·중 9곳·고 13곳)이나 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갖고 있는 비전과 교육철학에 따라 학교운영위의 심의를 거쳐 재량휴업일 지정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