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광문화재단서 개인전 연 오현주 작가
▲ 오현주 作 'Nostalgia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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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까지 선광문화재단에서 개인전 여는 오현주 작가.
전시 작품 30개 중 27개에 기록
캔버스 위 낡고 거친 감성 담아

"젊은날 보지 못한 매력 알았다"






"유화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개항장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오현주(55) 작가는 9일부터 15일까지 선광문화재단에서 'Landscape in mind'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의 작업실에는 초창기 작품부터 최근의 작품까지 인물화부터 고양이를 오브제로 활용한 작품까지 정성이 담긴 그림들로 가득했다.

오 작가는 오랜 기간 학습해 왔던 기본적 조형 원리인 색감, 비율, 공간, 여백 등을 따르는 한편 그것을 벗어나 자신만의 조형성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정확한 선을 그리기보다는 뭉뚱그려서 어눌하게 그리거나 철 조각, 흙, 한지 등과 같은 새로운 재료를 이용해 유화로는 나타내지 못하는 것들을 표현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그는 이번에 전시한 30여 작품 중 27개가 개항장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어서 그릴 때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개항장의 건물들은 인위적이지만 너무 오래되고 낡아져서 서서히 자연화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 반추상의 조형적 표현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구상 요소를 가미했다."

그는 개항장 특유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캔버스를 울퉁불퉁하게 표현하는 마티에르 기법을 사용해 거칠고 낡은 느낌을 줬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그는 32살때 인천에 왔다. 처음 봤던 개항장의 모습은 그저 어느 지역과 다름이 없던 동네였다.

하지만 24년이 지난 지금 그에게 개항장은 고향과 같은 편안함을 주는 곳으로 변화했다.

"개항장의 정서를 뿌리 깊게 알게 된 후, 매력에 푹 빠졌다. 서울에서 처음 왔을 당시 젊은 날에 보지 못했던 것들이 지금은 보이기 시작한다. 허상을 내려놓으니 평범한 것들이 참으로 아름답게 보인다."

그는 작업 환경에 영향을 받아 시시각각 변화한다. 초창기에는 한지에 이끌려 10여 년 정도 작업을 했다.
이후 그는 존재의 가치에 대한 고민으로 '사람'과 자기 자신을 투영하는 '고양이'를 작업하는데 열중했다.

"내 안에 내가 너무 많다. 어떤 일에 몰두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만나면 180도 바뀌어 버린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화두로 가지고 끌고 가기보다는 매력을 느끼는 것들을 다양하게 작업을 해보는 편이다. 이번 전시는 이런 나를 보여주는 전시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하늘과 바람, 역사가 켜켜이 쌓인 개항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 작가는 '30년을 돌아보는 전시'라고 이번 전시를 명명했다.

/글·사진 이아진 수습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