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공연장은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주된 업무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조금 특별함이 있다.

공연 이외에 경기도립예술단 운영과 문화복지사업을 병행한다.

그중 '문화복지'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한다.

간단히 정의하자면 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공연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생활 향유의 기회를 넓혀주며 이를 통한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는 것을 말한다.

전당은 2004년 법인화 출범 이래 꾸준히 문화복지사업을 진행해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올해로 15년차가 된 '경기문화나눔 31'이다.

낙도 주민, 보호시설, 요양원 등 공연관람 기회가 적은 도민을 위해 직접 찾아가 공연을 선보인다.

지난해에만 114회, 8만3000명의 관람 성과가 있었으며 최근 3년 동안 누적관람객수가 22만명에 달한다.

오지 시골 장터에서 '80평생' 처음 연극공연을 접했다는 한 어르신은 "살아생전 이런 좋은 구경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열악한 무대지만 찾아주는 관객이 있다면 경기도립예술단원들은 마다않고 달려간다.

삶에 지친 직장인 대상으로 특화된 '컬쳐테라피'도 인기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한숨 돌리고 문화로 힐링하도록 공연을 선보여 고단함을 어루만져준다.

지난해에는 특히 생과 사를 넘나드는 극한 직업군인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가족의 버팀목이자 사회를 이루는 최소 단위 주춧돌인 직장인의 애환을 치료하는 '테라피'로 올해도 많은 직장인과 희로애락을 나누고자 한다.

기업과 공공기관의 대표적인 협업사례 '삼성-경기 드림 어린이 합창단'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가 후원하고 전당이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도내 31개 시·군 아동을 대상으로 합창을 통한 정서순화를 시도하며 미래의 동량을 키우고 있다.

이외에도 도민의 문화예술아카데미 '예술가꿈',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문화힐링콘서트' 등 다채로운 문화복지 프로그램이 삶에 활력을 준다.

소중한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혜택이 고루 돌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을 늘 하게 된다.

도민들과 더 가까워지는 공연장 모습은 무엇인지, 진정 도민이 원하는 것인지 등.

이런 고민은 내가 전당 일원으로 있는 한 계속 될 것이다.

이것은 공연기획자이자 문화복지 프로그램 디자이너로서 숙명이라 생각하고 있다.

미래를 향해 발을 내딛으며,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만날 관객을 먼저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