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함 한 모금·은은함 두 모금 … '봄'을 마신다
▲ 판타지 플라워 X 카페 인썸니악
▲ 리라블랑
▲ 피오네스트
▲ 련라꽃방

'봄이 왔나 봄~'. 유난히 길고 혹독했던 추위가 물러가면서 얼어붙었던 모든 것들이 꿈틀대고 있다. 싱그러움을 머금은 새싹도 쑥쑥 자라고, 꽃봉오리도 터지면서 집 밖으로 나서기 딱 좋은 계절, 봄이 왔다. 포근한 날씨를 온몸으로 만끽했다면 잠시 카페에 들어가 여유를 부려보는 것도 좋겠다. 요즘 같은 때엔 커피만 마시는 카페 대신 화사한 꽃과 식물이 한 아름 반겨주는 플라워 카페가 딱이다. 정열적인 빨강부터 노랑, 분홍, 파랑 등 화려한 옷으로 한껏 멋 부린 꽃들과 건강함과 편안함을 선물하는 초록 식물들, 따사로운 볕이 드는 카페 안을 가득 채우는 향긋한 원두 향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모든 것들이 한 곳에 모였다. 봄꽃과 커피 한 잔의 여유가 유혹하는 인천의 플라워 카페로 가 보자.



튤립·장미 등 세대별 취향 저격...달달한 '판썸라떼' 베스트 메뉴

#판타지 플라워 X 카페 인썸니악
알콩달콩 6년차 연인이 애정을 싹틔우듯 '판타지 플라워' 꽃집과 카페 '인썸니악'을 합쳐 운영하고 있는 이곳.
어려서부터 커피를 좋아해 혼자 카페를 찾아다녔다는 이어진 대표는 회사를 관두고 꽃집을 하고 있던 지다영 대표와 플라워 카페를 차렸다.
서울 양재 꽃 시장과 강남 고속터미널, 경기 양주 등 일주일 평균 2번씩 다니며 계절에 맞는 꽃을 사와 인테리어와 손님들의 다양한 취향을 신경 쓰고 있다. 젊은이들은 봄의 전령인 튤립을, 중년 손님들은 향기롭고 화사한 색감의 프리지아를, 그 중 남성 손님들은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장미를 많이 찾는 편이다.
이 카페의 정체성이 담긴 '판썸라떼'는 식물을 의미하는 녹차와 우유, 커피 그리고 크림이 들어가 특유의 달달한 맛으로 연인들은 물론 손님 모두가 최고라고 꼽는 베스트 메뉴 중 하나다.
이어진 대표는 "우리 둘 모두 예술 활동을 좋아해서 오시는 손님들 누구나 자유롭게 악기를 연주해도, 그림을 그리셔도 너무 좋을 것 같다"라며 "꽃과 식물이 있는 카페에서 기분전환도 하면서 각자 여가를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구 옥빛로15번길 6, 010-3351-0684


계절·기념일 맞춤 인테리어...주문땐 생화 꽃병 함께 나와

#리라블랑
'흰 라일락'이라는 뜻의 이 카페는 지난해 5월 엄마와 두 딸이 함께 의기투합해 문을 열었다. 워낙에 그릇과 자수, 꽃을 좋아하던 조현주 대표는 '이 모든 취미를 한 공간에서 할 수 없을까'하는 고민에 28년간의 과외 교사 생활을 접고 카페 사장으로 변신했다. 덕분에 카페 안엔 그가 모은 접시와 직접 수놓은 자수가 잘 어울리는 인테리어로 큰 몫을 하고 있다.
카페 한 편은 앤티크한 분위기가 물씬, 다른 한 편은 조금은 낯간지러울 수 있는 남성 손님들을 위해 빈티지한 공간으로 꾸몄다. 한 쪽 구석에 조금 특별한 자리는 포토 존으로, 계절이나 화이트데이나 핼러윈데이, 크리스마스 등 기념일에 맞게 콘셉트를 바꿔 액자와 꽃 등을 배치해 분위기를 더한다.
또 한쪽 벽에 설치된 스크린에 흘러나오는 국내·외 다양한 고전영화를 맥주와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특히 메뉴를 주문하면 프리지아 등 생화를 꽂은 꽃병이 함께 나와 기쁨도 두 배다.
조현주 대표는 "꽃은 물론 모든 메뉴에 들어가는 식재료는 직접 만들어 쓴다"라면서 "카페에 오는 분들에게 좋은 커피 잔에 좋은 분위기를 제공해 말 그대로 '힐링'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계양구 계산로 105-1 2층, 032-552-2941


흔하지 않은 '수입' 꽃 소개...판매는 물론 플라워 레슨도

#피오네스트
멀리서 봐도 새하얀 외관으로 눈에 띄는 이곳. 짙게 묻은 화이트감성에 화사한 꽃 그리고 그윽한 꽃향기가 잘 어우러져 주택가 깊숙이 있지만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꽃집에서 일하다 본격 플로리스트로 자리 잡은 서수진 대표는 남성들이 꽃 사러 오는 것을 어려워하는 데 공감하고, 남편 장세정 대표와 같은 공간에서 분리된 느낌으로 플라워 카페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곳에선 한참 유행인 드라이플라워, 안개꽃, 수국 대신 흔하지 않은 특이하고도 아기자기한 수입 꽃들을 볼 수 있다. 장미도 이왕이면 일본이나 미국 장미로 들여와 최대한 다양한 꽃을 소개하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서 대표는 꽃 판매는 물론 비기너, 베이직, 프로페셔널, 창업반 등을 꾸려 플라워 레슨도 겸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선물은 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리더라도 혼자 할 수 있게끔 일대일로 2시간 씩 가르치고 있다. 그는 "매주 컬러와 콘셉트를 달리해 다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라며 "틀에 짜이지 않은 수업 내용으로 각자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노하우를 알려드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남동구 선수촌공원로55번길 19, 032-468-2000


개항장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취미~창업반 플라워 클래스

#련라꽃방
중구청 앞 한산한 거리를 한결 화사하게 물들이는 작은 가게가 하나 있다.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이 곳. 나무문을 들어가면 직접 손 본 꽃들이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체육교육과를 전공한 이혜련라 대표는 그저 꽃이 너무 좋아 플로리스트로 전향했다. 카페를 하던 지인에게 장소를 넘겨받아 약 1년 전 문을 열었고, 식기 등 주방이 그대로 남아있어 커피 내리는 법을 배워 작게나마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곳 역시 취미 반부터 창업 반까지 커리큘럼을 마련해 플라워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커피를 마시며 꽃꽂이를 배우면 수강생들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매력에 빠져든다.
이혜련라 대표는 "개항장 특유의 아날로그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라며 "이제 1년 정도 됐지만 점점 찾아오는 손님들도 느는데다가 무엇보다도 꽃에 대한 관심이 커져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중구 신포로23번길 80, 032-777-6966

/글·사진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