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흘읍 지역 경조사부터 야간방범·화재지원 '궂은 일 앞장'
시골 농사꾼으로 30여년의 경력을 쌓아 온 윤구순(47) 포천시 소홀읍 영농회장. 그는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는 좌우명을 늘 마음에 새기고 산다. 이런 좌우명은 그를 부지런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평소에도 워낙 부지런한데다 구석구석을 누비며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사이에 어느덧 포천을 대표하는 '마당발'이 됐다.

포천의 마당발 윤구순 회장의 자부심은 오로지 그가 실천하는 '봉사와 나눔'이다. 청년시절부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몸으로 실천해 온 봉사활동은 그가 맡은 직능단체 활동과 함께 독특한 이력을 만들어 갔다.

윤 회장의 봉사활동은 자신이 태어난 마을에서부터 시작됐다. 대부분 어르신들만 남은 마을에서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되었다. 철따라 관광과 견학을 주선하기도 하고, 적절한 놀이와 운동으로 건강을 보살피는 한편으로 젊은이들에게는 경로사상을 함양하는 교육에 앞장섰다. 포천시가 이런 그의 공로를 인정해 표창을 수여하기도 했다.

윤 회장이 처음 봉사활동에 나섰던 때는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농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오직 농사에만 매달렸던 그가 소흘읍 농업경영인회에서 처음으로 사회 활동을 시작했던 때다.

그는 농업경영인회 활동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봉사'였다. '나누고 봉사하는 일'에 특별한 재미와 재능이 있음을 깨닫고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농업 활동을 함께 참여했던 농업경영인 회장은 모든 일에 적극적인 윤 화장을 눈여겨보다가 농업경영인회 총무를 한 번 맡아 보라고 권유했다. 궁합이 맞았다. 총무를 맡아 각종 지역 행사와 봉사활동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특히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 봉사를 할 때는 큰 희열을 느꼈다. 그는 "이때부터 진정한 봉사의 의미와 기쁨을 조금씩 알아가게 됐다"고 말한다. 이후 그는 자신이 태어난 마을과 소흘읍 발전에 앞장서면서 농업경영인회 사무국장, 무봉 2리 새마을지도자를 거쳐 영농회장까지 맡게 된다.

농민들에게 필요한 유기질 비료, 농업직불제 등 영농지원 활동 외에도 겨울철 제설작업과 봄철 마을가꾸기 등에 앞장섰다.

'농사꾼은 정성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그의 하루 일과는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파종부터 추수까지 세심한 손길이 안 미치는 데가 없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 와중에도 그가 농사만큼이나 신경 쓰는 게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이다. 거의 매일, 새벽 5시부터 농사일에 집중하고, 하루 중 얼마간은 반드시 이웃들에게 봉사할 시간을 만든다. "시간을 아껴 쓰면서 하루를 움직이는 버릇이 몸에 뱄다"고 그는 토로한다.

밤은 밤대로 바쁘다. 소흘읍 시가지 일원에서 자주 일어나는 범죄예방을 위해 의용소방대에서도 활동하며 화재현장 지원과 자율방범대에도 참여한다. 청소년 선도활동은 덤이다. 주말에는 또 독거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 김장김치 담그기 등이 그를 기다린다. 지역에서 그를 부르는 별칭이 여러 개다. 봉사의 달인, 마당발, 소흘읍 명물, 보안관 등 ….

윤 회장은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 줄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이면서 동시에 자신에게도 동기부여가 된다는 걸 깨달았다"며 "살면서 이만한 기쁨이 또 있겠냐"고 반문한다.

/포천=김성운 기자 sw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