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신학기를 시작하는 이맘 때쯤 경기도내 신도시에선 공통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교실부족으로 인한 콩나물교실과 공사중 개학 등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수업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를 보는 학부모들은 착잡하기만 하다. 비싼 서울시내 집값을 피해 수도권 신도시로 이주해 보니 아이들 교육환경이 말이 아니다.

현재 경기도내 2359개 초·중·고 중 1452개교가 과밀학급(학급당 학생수 25명 이상)이다. 이 가운데 경기도내에서 대표적인 교실부족 지역으로는 화성 동탄 신도시와 의정부시 민락지구, 김포 한강신도시가 유명하다. 이들 지역 대다수 교실당 학생수는 평균 40명이 넘어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최근 의정부시 민락지구의 한 초등학교가 총 11개 학급을 음악실 등 실습실에 배치해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2학년 한 학급의 경우 '창문 없는' 실습실에 배치해 학부모들이 분노한다. 교실이 부족해 벌어진 일이다.

학교측은 교실증축과 공기청정기 설치 등을 제시하며 학부모들을 달래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또 다른 화성시내 중학교에도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결국 개교를 5월로 연기했다. 신입생 170여명은 당분간 길 건너편 초등학교로 등교해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부 심사가 늦어지고 시에서 학교 뒤쪽에 주민 시설을 만들기로 하면서 개교를 연기했다는 게 이유다. 여기에서도 학부모들의 불만은 심각하다.

이런 현상은 왜 해마다 반복되는 것인가. 관할 교육청이 애초부터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매년 학생 수요예측을 터무니 없이 낮춰 잡기 때문이다. 지역 교육청이 공동주택 가구 수 등 지역 특성을 무시한 채 학급 수 산출 과정에서 일괄적으로 학생유발률을 적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무사안일 행정의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수요예측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 민락지구 초등학교처럼 '창문 없는 교실'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하지만 요즘 교육행정을 보면 근시안적 행정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교육당국이 2~3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교육 행정을 하는 탓이다. 교육행정 혁신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