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립한 군포 헝겊원숭이운동본부 "어른의 변화가 아동 건강한 성장환경 만들어"
▲ 올해 1월 군포 사단법인 '헝겊원숭이운동본부' 창립 기념 단체사진. /사진제공=군포 헝겊원숭이운동본부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는 흑인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의 말처럼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물질적인 지원과 더불어 함께 살아갈 어른들의 변화를 통해 만들어내려는 것입니다."

최근 군포지역에 설립된 사단법인 '헝겊원숭이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추구하는 목표다. 더불어 사는 삶을 구현하려는 성인들이 모여 지역사회의 아동들이 건강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봉사 및 지원활동을 통해 지역사회환경을 만들어가는 단체다. '헝겊원숭이'는 심리학자 해리 할로우 박사의 실험에서 영감을 받아 나온 아이디어로 '어른 없는 사회, 좋은 어른 되기'가 핵심비전이다.

이천화(48·㈜현대 케피코 근무) 초대 회장은 '아이에게 가진 것을 나누어주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 아이에게 안부를 물어주는 따뜻함을 가진 사람. 아이들을 직접 돌보는 헝겊원숭이들을 지원하는 일에 참여하는 사람. 아이들을 위해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는 사람'으로 헝겊원숭이의 유형을 규정했다.

우리사회는 일부 가족과 마을공동체의 해체로 아이들을 지탱해주었던 생활 생태계가 파괴되고, 이에 따른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운동본부는 다른 사람의 처지에 대한 이해를 넘어 나의 일처럼 여기는 마음. 그 마음을 같이 함으로써 어려운 일을 극복할 수 있는 헝겊원숭이가 필요하다는 공감에서 출발했다. 우리 아이라는 생각, 그렇기 때문에 나의 것을 나눌 수 있는 능력, 그래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그 아이가 속해 있는 마을의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정서적 지원, 공감, 사회적 증여를 통해 아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려 한다. 결국 어른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 종착점이다.

운동본부는 모든 어른이 헝겊원숭이가 되는 세상을 꿈꾼다.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교육과 캠페인 활동을 한다. 헝겊원숭이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이런 활동을 통해 새롭게 만나게 되는 헝겊원숭이들을 발굴한다. 헝겊원숭이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헝겊원숭이의 삶을 살아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청년 헝겊원숭이가 경제적인 자원이 부족해 고민하고 있다면 일정기간 동안 아무 걱정 없이 아이들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한다. 한 사람의 헝겊원숭이를 잘 세우는 것이 운동본부의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헝겊원숭이는 '공감'과 '연대'가 가장 큰 힘이다. 2017년 5월 헝겊원숭이 운동본부 발대식때 185명의 어른들이 헝겊원숭이의 삶을 살겠다고 서약했다. 군포지역 사회복지사나 교사, 정치인, 기업인, 회사원, 주부 등 정기후원자 120여명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였다. 재원은 정부·기관 등에서 시행하는 각종 공모사업에 참여하거나 기관·단체 또는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마련된다.

이 회장은 "헝겊원숭이는 사회에 필요한 존재이긴 하나 실체가 없이 느낌으로만 존재해왔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이다'라고 정의를 내리지 못해왔다. 앞으로 헝겊원숭이로 살아나가는 구체적인 모습을 이들에게 제시해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군포=전남식 기자 nscho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