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금 PAJU마중물 봉사단 회장, 10년 넘게 홀몸어르신 '입맛 봉사'
"요즘 매주마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스트레스는 매일 받았으면 좋겠네요. 행복하니까요"

노력봉사, 재능기부, 후원금 기부 등 봉사는 종류만 해도 헤아릴수 없이 많은 것이 봉사다. 그중에 가장 까다로울수 있는 입맛 봉사를 매주마다 거르지 않고 챙기는 봉사자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PAJU마중물 봉사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금(63) 회장.

김 회장은 20여명의 회원들 매주 모여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을 만들어 전달하고 있다. 벌써 10년이 넘은 반찬봉사는 회원들이 회비도 없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으거나 후원을 통해 들어온 성금으로 정성을 다해 반찬을 만들어 독거노인들에게 직접 찾아가 냉장고에 넣어주고 온다.

김 회장은 "처음에는 반응이 속된 말로 '쌔~'했어요.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이 반찬을 만들어 온다는데 고마워 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경계심이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만 늦어도 '이번 주는 무슨 일이 있느냐? 안오느냐?'며 전화를 하시며 재촉을 하신다"며 "그러나 그렇게 전화를 주시는 것이 정말 기다려지고 고맙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김 회장과 회원들은 우선 반찬을 만들기 전에 꼭 지키는 것이 있다.

첫째는 가족들이 함께 먹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반찬을 만드는 것이고 둘째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사전에 설문이라던가 자료 등을 찾아 입맛에 맞게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정성을 빼놓고서는 반찬을 만들수 없다는 것이 PAJU마중물 회원들의 고집이자 신념이다.

때문에 그 어떤 반찬보다 정성과 믿음에서는 자신한다.

사실 김 회장이 반찬봉사를 하게된 동기는 오래전 한정식 식당을 하면서 배운 손맛의 재주를 그대로 버리기 아까워 반찬을 만들어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또 군인으로 정년퇴직을 한 남편이 가장 든든한 후원군으로 김 회장을 돕고 있다.

사실상 김 회장은 남편의 연금 중 절반 이상을 반찬봉사에 사용하고 있어 늘 남편에게 미안함을 갖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도 어릴적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 힘든 시기를 보냈고 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일반인과 환경이 다른 분들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고 가슴 한편이 '휑'하다고 한다. 때문에 자신의 작은 정성이 나 아닌 다른사람을 희망과 기쁨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또 "90세가 넘는 어르신이 처음 반찬을 드릴 때는 거동도 불편하셨는데 이제는 제법 걸음도 잘 걸으시고 건강을 회복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봉사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마음과 정성 그리고 함께해 기쁨을 얻는 것 그게 봉사 아닌가요"라고 묻는다. 그러면서 "좀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반찬이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또 회원들의 바람이기도 하다"며 봉사의 보폭을 넓히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수천만원, 수억을 기부해야만 봉사가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남에게 조금씩 덜어주는 것 그것이 김 회장이 말하는 진정한 봉사의 정신이 아닐까?

오늘도 스트레스를 받기 위해 식자재 매장을 회원들과 찾는 김 회장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사람이 있어 아직은 세상이 따듯하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