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이퐁항서 인천항까지 테스트 성공적
불량발생 적고 항공보다 90% 싸 … 중저가 위주
삼성전자가 하늘길 하나였던 휴대전화 운송로를 바닷길까지 확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항공을 통해 빠르게 운송해야 한다는 기존 휴대전화 운송 방식의 고정관념을 깬 사례로, 앞으로 인천항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출입 활로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인천 항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인천항만공사(IPA)의 제안으로 베트남 하노이 공장에서 생산한 자사 중저가 휴대전화를 선박에 실어 하이퐁항에서 인천항으로 들여오는 식의 '해상 운송 테스트'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총 2680개의 휴대전화가 컨테이너에 실려 인천항에 안착했으며, 660차례의 수입 통관을 거쳤다.

이전까지 하노이 공장의 삼성전자 휴대전화는 모두 하노이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

하노이 공장에선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전체 생산 물량의 절반가량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삼성전자는 당초 외부에 노출된 컨테이너 내부 온도 영향 등 특수한 운송 환경 탓에 불량품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해상 운송을 꺼려왔는데, 불량품 건수가 우려한 것보다 훨씬 적었던 것이다.

해상 운송 대상인 중저가 제품이 발주에서 도착까지 신속히 이뤄져야 하는 신제품과 비교해 재고에 여유가 있는 것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해상 운송의 가장 큰 강점은 항공 운송에 비해 물류비 절감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해상 운송비는 항공 운송비의 10% 수준이다.

IPA는 삼성전자가 일정 물량을 선박을 통해 국내로 들여올 경우 연간 14억원의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2개월간의 테스트 작업을 마치고 현재까지 해상 운송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항만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휴대전화 물량이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운송 방식을 해상으로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이를 계기로 향후 LG전자 등 베트남에 진출한 다른 기업들도 고부가가치 제품의 해상 운송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